[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엔화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해외사치품을 앞당겨 구매하는 일본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도쿄 소재 여행사 ANA세일즈에 따르면 4월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이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다. 특히 미국 하와이를 향하는 예약건수는 40% 이상 늘었다. 회사 측은 "환율 때문에 출발시기를 앞당긴 여행객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미국 및 북유럽에서 가구를 수입하고 있는 아크타스는 1월 매출이 30% 늘었다. 30만엔 이상의 고가 소파를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아크타스는 3월부터 제품 가격을 3~5% 올릴 계획이다.
수입 와인 업체 라 뷔네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1월까지 매출이 10% 증가했다. 3만엔대 전후의 프랑스 산 와인 판매가 호조다. 회사 측은 고객들로부터 '언제쯤 가격을 인상하느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증가 효과 속에 엔저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해외사치품의 구매가 늘고 있다.
기업들이 선물환을 통해 미리 환율 방향을 예측하듯이 소비자들도 스스로 환율 변동에 대비한 소비를 하는 셈이다.
수입업체들은 엔화 약세 이전에 수입한 재고가 남아 있어 올 여름부터 엔화 약세가 수입품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환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된 것도 사치품 사재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사이키 노리코 주임 연구원은 최근 해외고급품 소비에 대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수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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