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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종훈 테마주' 벌써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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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종훈 테마주' 벌써 들썩 이승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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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테마주는 짝사랑과 같다. 개미는 각종 테마주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지만, 테마주는 제멋대로다. 손에 잡힐 듯 하다가도 연기처럼 사라진다. 남는 건 상처 뿐이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테마주가 다시 기승이다. 내정 직후부터 테마주 명단이 증시에 오르내리더니 18일 장 개장과 동시에 이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명단을 보면 하나같이 실소를 짓게 한다. 현재 김 내정자가 몸 담고 있는 '알카텔 루슨트'와 10년 전 일반협정을 맺은 곳, 8년 전 파트너 인증을 맺은 곳, 관계자가 임원으로 있었던 곳 등이다. 현재는 아무 효력도 없는, 껍질뿐인 과거 자료를 엮어 일부 전문 꾼들이 바람을 넣고 개미들은 눈 먼 채 폭탄돌리기를 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개인이 테마주에서 입은 손실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하루에 41억원 꼴이다. 정치 테마주가 도마 위에 오른 게 불과 2개월 전이다. 우리나라 개미들은 매일 41억원씩 까먹으면서도 테마주를 향한 외길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일확천금' '대박' '인생역전' 등의 단어들이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테마주에 투자해 방금 언급한 단어들을 현실화한 일반 투자자들이 얼마나 될까. '테마주 슈퍼개미'라는 건 전문 꾼들의 찌라시 안에서만 존재하는 환상 속 존재다.


굴리는 투자금액만 600억원에 달하는 '주식농부' 박영옥씨는 "단기 수익을 목표로 주식에 빠져든 이들을 보면 나중에 망가지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한다. 그의 투자 요체는 "씨 뿌리고 관리하는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한다"로 요약된다. 내실 있지만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여 꾸준히 관리하면 나중에는 큰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짝사랑을 해본 사람은 안다. 짝사랑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고, 그 끝은 불행할 뿐이다. 진정 투자를 하고 싶다면 메신저를 통해 입질하는 테마주 찌라시보다는, 개별 종목의 재무제표부터 들춰봐야 한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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