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교 터널화, 동구 통과 터널노선 변경 등 주민 민원 장기화
[아시아경제 김영빈 기자]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구간 건설 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김포 구간은 노선 변경과 고가교의 지하화 요구 등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인천~안산 구간은 민자유치에서 재정사업으로 바뀌면서 개통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인천 중구 주민 1062명이 18일 인천시의회에 제2외곽순환(인천~김포)고속도로 1-1공구 지하화 청원을 제출했다.
고가교(서해대교)로 계획된 중구 신흥동 남항사거리~인천항사거리 1.5㎞를 지하터널로 건설하라는 요구다.
주민들은 해안가라는 지역적 특성상 높이 15m의 고가교를 건설할 경우 인근 아파트, 병원, 학교에 소음과 분진피해를 줄 수 있고 인천항 경관을 해쳐 국제항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주민청원을 채택하더라도 서해고가교의 터널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천시가 주무관청인 건설교통부, 민간사업자인 인천김포고속도로(주)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경인고속도로와의 연계 문제와 추가사업비로 인한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지하화 불가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은 총연장 28.6㎞(인천 19.6㎞, 김포 9㎞), 폭 23~30m(4~6차로)로 1조5130억원(민자 1조742억원, 국비 4388억원)을 들여 오는 2017년 2월 개통 예정이다.
인천김포고속도로(주)는 국토해양부의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지난해 3월 착공계를 냈지만 중구와 동구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1년 가까이 실제 공사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중구 신흥동~동구~서구 원창동 5.6㎞ 터널구간의 환기구(동구 송현동) 설치를 위한 토목공사 일부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 본격 공사를 위한 해당 구의 굴착허가 지연 등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동구 주민들과 동구의회는 동구 도심을 관통하는 터널(인천터널)건설에 반대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해안가 쪽으로 전체 노선을 변경할 것과 동인천역세권인 배다리를 통과하는 노선을 바꾸거나 배다리 재개발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배다리 구간 노선변경은 또 다른 민원을 불러오고 동구 전체 터널노선의 변경이나 서해대교의 지하화는 경제성이 떨어져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2외곽순환 인천~안산 구간은 송도국제도시 통과 노선이 6·8공구에서 해상으로 바뀌고 민자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2020년 개통은 불가능해졌다.
이처럼 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구간 건설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내세우는 정부와 환경권과 재산권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맞서면서 해법을 찾기 어려워 진통이 장기화하고 개통시기도 늦어질 전망이다.
김영빈 기자 jalbin2@
김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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