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 0.25%포인트씩 낮아진 후 4개월간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주요 선진국 경기 펀더멘탈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대내 경기 상황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이번 동결의 주요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1월 무역수지는 9억 달러의 흑자를 보여 규모면에서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적었다. 하지만 전년 동월(-23억 달러)에 비해서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1월 수출도 11개월 만에 두자릿수 증가율(11.8%)을 기록했다. 12월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1% 늘어 4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1월 고용은 32만2000명이 늘면서 한 달 만에 30만명선을 회복했고 실업률은 3.4%로 작년 같은 달보다 0.1% 낮아졌다.
또 최근 미국과 중국이 최근 완연한 경기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면서 가파른 원화절상에 대한 우려도 누그러들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필요성이 지난 달보다는 줄어들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새해 들어 주요국들이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키로 결정했으며 ECB와 영국 모두 기준금리를 각각 0.75%, 0.50%로 동결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이라는 외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제 운용의 중요한 수단인 만큼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보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리를 조정한 사례는 없었다.
다만 북한 핵실험에 따른 대북 리스크 증가와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외환 변동성 문제가 남아 있다. 기업들의 수출경쟁력과 채산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조만간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여전히 대북 리스크와 엔화 가치하락, EU권 국가의 추가적 재정위기 가능성 등 대외 악재가 남아 있다"며 "또 주요국 대비 경기 회복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점을 감안할 때 새정부 출범 초기 경기부양을 위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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