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과 유럽이 13일(현지시간) 앞으로 2년내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를 대표하는 양대 경제권이 FTA 추진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따라 미-EU FTA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을 통해 미-EU FTA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방문중인 카렐 데 휘흐트 유럽연합 통상 담당 집행위원 또한 미-EU FTA 추진 의사를 밝혔다. 특히 데 휘흐트는 '2년 안에 미국과의 FTA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년 이라는 시한은 현 EU집행위원회의 임기와 같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세계 경제 생산량의 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 지역이 FTA를 맺는 것은 '게임 체인저(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사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TA를 체결하면)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납세자들은 세금을 한 푼도 걷지 않고도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부여했다.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제 담당 보좌관은 "(FTA 체결시)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며 두 지역의 경제의 통합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두 지역의 FTA 체결은) 다자 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역 규칙을 정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EU 모두 FTA 추진 의사는 강력하지만, 실제 협상은 험난할 전망이다. 미국과 EU간의 관세는 이미 낮은 수준이라서 관세를 없에는 것이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지 않기 때문에, 협상의 주된 초점은 비관세장벽 및 무역관련 규제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미국과 유럽 간에는 항공기, 닭고기, 쇠고기 등 무역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지역이 FTA 논의를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양측의 무역 현안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협상의 한 축을 이루는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4년이라는 시간이 있지만, EU 집행위원회의 임기는 2년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양 지역의 FTA 체결은 갈길이 바쁘다.
데 휘르트는 "미국과 유럽간의 FTA체결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협상이 타결시 양쪽이 거둘 수 있는 과실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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