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독도남' 박종우(부산)가 6개월의 기다림 끝에 잃어버린 동메달을 되찾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로잔팰리스호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박종우에게 보류된 동메달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IOC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박종우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강력한 경고 조치를 내린다 ▲선수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 대한체육회에도 별도의 경고 처분을 전달한다 ▲대한체육회는 3월 31일 이전까지 '올림픽 헌장을 존중하고, 올림픽 경기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교육하는 프로그램(Olympic Charter Entrance Training)'을 IOC에 제출하고 이를 승인받아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박종우에게 별도 시상식이나 행사 또는 언론홍보 없이 동메달을 수여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박종우는 지난해 8월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0 승리 뒤 관중으로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받아들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IOC는 이 장면이 담긴 사진을 포착,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는 IOC 헌장 제50조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심의를 요청함과 동시에 박종우에 대한 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FIFA는 지난해 11월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열고 FIFA 징계 규정 57조, 런던올림픽대회 규정 18조 4항 위반을 근거로 박종우에게 국가대표팀 공식 경기 2경기 출전 정지와 3천5백 스위스 프랑(약 410만원)의 벌금 등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대한체육회는 그간 정부와 대한축구협회 및 법률전문가들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박종우가 IOC 징계위원회에 직접 출석해 진술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별도로 추가해명서 제출 및 사전리허설을 통해 만반의 대비를 해왔다.
IOC는 FIFA의 징계 내용과 대한체육회의 소명 자료를 토대로 11일 청문회와 함께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뒤 회의 결과를 이날 열린 집행위원회에 상정, 메달 수여를 최종 결론 내렸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박용성 회장이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박종우의 행동에 정치적 고려나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이해시켰다"며 "국제 스포츠 인사들을 직접 만나고 적극적인 스포츠 외교활동을 펼쳐 IOC 집행위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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