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그대로인 코엑스 인근 건물 등 방치…도시미관 해치고 안전 위협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장소였던 삼성동 코엑스 인근. 20층짜리 짓다만 철골 구조물이 방치돼 있다. 흉측한 공사중단 건축물은 벌써 16년째 그대로다.
길게는 수십년간 공사가 중단돼있는 흉물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사업주체의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졌거나 사업성이 악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치된 공사중단 건축물은 도시미관을 해치는 데다 안전을 위협하고 일부 청소년들의 비행이 일어나는 등의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12일 국회의 '방치건축물 정비를 위한 법제 개선방안' 자료에 따르면 2010년 9월 말 기준 전국 공사중단 현장은 795곳에 이른다. 이 중 70.8%인 563곳은 방치된 상태이며 나머지는 철거나 공사재개 등이 이뤄졌다. 방치된 현장 중 40곳은 안전조치마저 되지 않은 채였다.
공사중단 건축물 현장 563곳을 용도별로 분석하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228곳(40.5%)으로 가장 많다. 이어 상업용도 221곳(39.3%), 교육사회용 42곳(7.5%), 단독주택 33곳(5.9%), 공업용 10곳(1.8%) 순이다.
방치된 기간으로 따져보면 평균 8년이다. 10년 이상 방치된 경우는 건축물 동으로 따져볼 때 380개에 달했다. 5~10년 공사중단된 경우는 334개였다.
공사중단 현장이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부도와 자금 부족으로 드러났다. 전체 공사 중단 현장의 89.5%가 해당된다. 방치된 563곳의 조사 대상 중 부도로 인한 공사중단 현장이 267곳, 자금난 관련 공사현장이 237곳이었다.
강남구 대치동의 대한전선 소유였던 공사중단 건축물도 마찬가지다. 대한전선의 경영 악화와 자금 문제로 중단됐으며 현재는 채권단이 희망가격 1000억원대로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짓다 만 건물', '방치 된 건물'들은 도시 미관 저해와 청소년들의 비행장소로 쓰이는 등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은 10~20년간 방치된 경우 정부가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세우고, 지자체와 체계적인 정비작업을 추진토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1월 사업주체가 주택건설공사 착공 후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사업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중단 건축물은 별도 조사를 하지 않고 있어서 정확한 통계는 없다"면서 "도시미관 등을 위해 법 제·개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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