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는 이동환 키우고, KB금융그룹은 한일대항전 열고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국내 골프계에서 가장 큰 손은 어디일까.
대기업들이 선수와 대회 후원 등 골프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양상이다. CJ와 롯데 등 그룹사들이 특히 앞장서고 있는 모양새다. 돈을 주무르는 금융회사도 많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KDB산은금융그룹 등 4대 금융회사가 대표적이다. 대대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경쟁적인 골프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대기업은 선수도 '대어'= 요즘에는 CJ그룹이 다시 골프마케팅의 선봉이다. 한때 박세리(36)의 메인스폰서였고 지금은 아시안(APGA)투어 CJ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미국 무대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이름을 알린다는 전략이다. 1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이동환(26)과 함께 최연소 합격자 김시우(18)까지 영입했다.
올 시즌부터 프로에 합류하는 김민선(18)과 백규정(18)과의 계약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과 2012년 연거푸 세계아마추어선수권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주역들이다. 남녀 모두 이미 검증된 '특급 루키'들을 싹쓸이한 셈이다.
롯데도 만만치 않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과 롯데칸타타오픈 등 총상금이 각각 5억원인 굵직굵직한 대회가 2개나 있다. 4월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총상금만 무려 170만 달러(약 18억5000만원)다. 선수 후원도 대규모다. '괴물 루키' 김효주(18)를 연간 계약금 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데려갔다.
한화는 국내 최고 상금규모인 12억원짜리 한화금융클래식이 돋보인다. 유소연(23)과의 계약은 끝났지만 올해 LPGA투어의 지은희(27), 이선화, 김송희(25) 등을 영입해 선수후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SK텔레콤오픈을 개최하는 동시에 최경주(43)와 최나연(26)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노승열(22)을 후원했던 LG는 '미녀골퍼' 김자영(22)을 새 식구로 맞았다.
▲ "머니파워는 역시 금융권"= 금융권의 통 큰 후원도 만만치 않다. KB금융그룹은 KLPGA투어 대회를 꾸준히 개최해왔다. 한때는 KB시리즈로 한 시즌에 5개의 대회를 치르기도 했다. 지금은 KB금융스타챔피언십과 남녀 한일골프대항전의 타이틀스폰서를 맡고 있다. 당연히 선수단도 있다. PGA투어의 양용은(41)이 간판스타, LPGA투어에서는 양희영(24)과 한희원(35) 등이 있다.
하나금융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LPGA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의 메인스폰서다. 상금 규모도 메이저 대회에 버금간다. 올해는 총상금을 10만 달러 증액해 190만 달러(약 20억5000만원)로 치를 예정이다. 소속 선수는 김인경(25), 박희영(26), 크리스티 커(미국) 등이다. KDB금융그룹은 박세리(36)를 내세워 KLPGA투어 대우증권클래식을 개최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주로 남자 쪽에 집중하고 있다. 총상금 10억원짜리의 신한동해오픈을 매년 개최하고, 김경태(27)와 강성훈(26) 등 선수 역시 톱스타급이다. 금융권에서 골프 마케팅에 특히 공을 들이는 까닭은 VIP고객이 대부분 골퍼라는 점에서 노출 효과가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게다가 코치진까지 구성해야 하는 단체 종목과는 다르게 비용 대비 품이 덜 든다는 점도 선호 종목이 된 이유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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