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에 따라 미국 나스닥 지수가 출렁였다 '우즈닥株價~'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우즈의 성적이 주가와 비례한다고?"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경기력과 미국 경제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더니 아주 재미있는 통계가 나왔다.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한 지난 17년간 우승 횟수와 '톱 10' 진입률 등의 등락이 나스닥 종합지수와 비슷한 패턴의 그래프로 만들어졌다.
먼저 프로 데뷔 첫해인 1996년의 나스닥 지수는 1100포인트였다. 우즈가 이듬해인 1997년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일궈내자 1700포인트로 급상승했다. 코치 부치 하먼과 함께 새로운 스윙을 완성하면서 갖가지 진기록을 작성하던 때는 나스닥 지수도 그야말로 수직상승했다. 1999년 8승에 이어 2000년에는 9승과 함께 '톱 10' 진입이 무려 17회였다. 2000년이 바로 나스닥 지수가 역대 최고점인 5000포인트를 넘어선 시기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주식 거래는 당연히 우즈가 얼마나 공을 멀리 때리고 클러치 퍼팅을 잘 하는지 등의 경기력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이 우선이다. 하지만 게리 카민스키 CNBC 증권부 기자는 "주식 거래자가 골퍼인 경우 우즈의 우승 여부에 따라 투자 역시 보다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기간 동안 두 차례의 하락시점까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우즈의 플레이와 나스닥 지수의 상관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2002년 10월 1200포인트로 급락했을 때를 살펴보자. 우즈는 당시 하먼과 결별한 뒤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어 슬럼프설이 나돌 정도였다. 2009년에는 무릎 수술에 이어 연말 '섹스스캔들'까지 터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미국 경제 역시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침체에 빠졌고, 나스닥 지수가 급락했다.
지난해 3승을 수확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열자 나스닥 지수도 올랐다. 우즈는 지난해 9월에는 미국과 유럽의 대륙간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미국 선수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세계랭킹으로 선봉장을 맡아 분위기를 띄웠다. 비록 막판 대역전패를 당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그러자 최근 12년 만에 처음으로 3200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즈는 지난달 29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등판인 파머스인슈어런스에서 곧바로 우승컵을 품에 안아 주식시장에도 반가운 호재를 선물했다. 우즈가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를 싹쓸이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고 해서 주식시장 자체에 거품이 끼었던 2000년만큼 오르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영향이 적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유효해 보인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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