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정치권이 재정문제에 대한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미국 경제가 경기 후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고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퀘스터(sequester). 격리 또는 차단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이 단어는, 현재 미국 정치권이 재정 건전성을 위한 합의를 약속한 시점하지 못할 경우 자동적으로 재정지출을 삭감되는 것을 뜻한다.
시퀘스터가 실시되면 2021년까지 1조2000억달러의 재정지출이 삭감된다. 올해의 경우에는 미국 정부의 전체 연방 예산에서 550억달러 규모의 국방비 지출및 550억달러 규모의 비방위 예산이 삭감된다.
정치권이 해법을 내놓는데 실패하면 3월 1일부러 미국 정부 예산 지출은 자동적으로 삭감된다. 여기에는 국방비는 물론,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사회복지 및 메디케어 등의 일부 서비스 예산도 삭감된다.
미국의 싱크탱크 바이파티즌 폴리시 센터는 시퀘스터가 시행되자마자 약 1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의회조사국(CBO)은 이보다 더 커다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는데, 14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페이스 대학의 파로흐 호르모지 교수는 "경제위기 이후 어려움에 놓여 있는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퀘스터로 인한 대량 해고 사태는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레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을 때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의회는 재정 문제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넬대학교의 로버트 프랭크 경제학과 교수는 "시퀘스터가 발생하도록 놔두는 것은 이성적인 정부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리며 "어떠한 형태의 재정지출 삭감이든 경기후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파티즌 폴리시 센터의 스티브 벨 선임 연구원은 록키드마틴이나 레이시온과 같은 방위관련 기업들의 경우 시퀘스터의 고통이 체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발표된 이들기업의 실적에서 시퀘스터의 영향이 나타났다"며 "이들 방위 기업들은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는데, 이 영향은 하도급 기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리고 예상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크다.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는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스우드 대학의 티모시 내쉬 경제학 교수는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이 늘더라도, 부채는 줄여야 한다"며 "경제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 위해서 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퀘스터는 일종의 극약처방 성격을 갖고 있다. 미 정치권이 보다 나은 타협방안을 찾자는 차원에서, 훨씬 과감한 재정지출 삭감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