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시장 투자 확대 '봄바람'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에 '투자 봄바람'이 일렁인다. 벤처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장병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가 한 목소리로 올해 투자 확대를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투자뿐만 아니라 벤처를 육성하는 프로그램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의장과 장병규 대표가 올해 벤처 투자 금액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김 의장이 이끄는 케이큐브벤처스는 추가 펀딩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투자 대상을 20~3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추가로 투자금 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의장이 5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만든 케이큐브벤처스는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43억원을 10개 회사에 투자했다. 올해 들어 모바일게임사 드라이어드에 5억원을 투자하는 등 이미 본격적인 활동도 시작했다. 케이큐브 관계자는 "올해 들어 3~4곳의 투자 대상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미 투자한 업체에 추가로 지원을 하는 것을 포함해 투자 대상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투자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벤처를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디어와 개발력은 갖췄지만 여러 제약과 위험 부담 때문에 선뜻 창업에 나서지 못하는 이들이 단계적으로 지원을 받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익을 내는 카카오톡의 파트너 100만 명을 육성하겠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구체화되는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의 지원 프로그램은 5일 열린 케이큐브 스타트업 컨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도 올해 상반기 중 150억~250억원 수준의 추가 펀딩을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가 지난 2010년 세운 본엔젤스는 지금까지 70억원의 자체 자본금만으로 운영돼 왔지만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새롭게 투자금 조성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본엔젤스 관계자는 "자본금과 투자 수익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지만 추가 펀딩을 추진하는 것은 그 만큼 올해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본엔젤스를 통해 12개 업체에 46억원을 투자했던 장 대표는 이르면 2월 중 올해 첫 투자 대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본엔젤스의 예비 창업자 육성 시스템인 'EIR(Entrepreneur In Residence)'과 대학생 대상 모바일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인 '매드캠프'도 강화된다. 특히 10여명의 대학생을 선발해 6주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과 멘토링이 제공되는 매드캠프는 모바일 앱 관련 창업의 산실로 자리 잡았으며 올 여름 6기가 선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과 장병규 대표는 성공한 IT 벤처를 통해 얻은 자금을 다시 벤처 육성을 위해 쓰고 있다는 점에서 예비 창업자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며 "두 사람의 올해 투자 확대가 앱 산업 성장과 창업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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