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도서정가제, 독자에게 손해인가? 이득인가?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도서정가제'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할인 제한으로 독자들이 손해볼 것이라는 인터넷서점의 주장에 출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책값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예민한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결국 도서정가제가 독자에게도 이득이 되는 상생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보다 싸게, 좋은 품질로, 언제 어디서나 바로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의 이익은 충족된다"며 "문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필요할 때 언제든지 구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도서정가제가 유명무실해지고, 할인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은 소비자의 이익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신간의 판매부수와 종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출판인회의에서 분석한 신간도서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3229종에 이르던 신간도서는 2011년 2473종으로 줄어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영은 출판인회의 회장은 "신간이 다양하게 나와야 독자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출판생태계의 '종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신간의 전반적인 감소는 출판시장 위축의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베스트셀러만 잘 팔리는 양극화 현상도 심각하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양극화로 인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니라 많이 팔릴만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좋은 책을 내고자 하는 작은 출판사들이 생존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아예 출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책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무한 할인경쟁은 오히려 책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출판연구소가 대형 도서 유통사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책 한 권당 출고 단가는 2010년 7110원에서 2011년 7501원, 2012년 7708원으로 3년간 8.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 일반적인 가격 상승요인을 제외하고서도 책값을 책정할 때 할인경쟁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할인경쟁이 책값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다시 독자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정가제를 폐지했다가 이 같은 문제에 봉착한 프랑스와 스웨덴에서는 정가제를 부활하거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위기를 돌파했다. 1979년에 정가제를 폐지한 프랑스는 책의 가격인상과 함께 신간 종수가 줄어 1980년의 학술ㆍ전문서의 연간 발행 종수는 전년 대비 4분의 3까지 감소해 출판활동이 크게 저하됐다. 대부분의 서점에서는 만화나 신간 베스트셀러를 구비한 반면, 전문서와 잘 팔리지 않는 책은 매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결국 프랑스에서는 1981년에 의회에서 '랑법'이라는 도서정가법을 만장일치로 부활시켰고, 그 결과 꾸준히 감소하던 발행 종수는 82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웨덴 역시 1970년에 도서정가제를 폐지했다가 이후 출판시장이 황폐화되자 정부가 나서서 학술ㆍ인문서를 펴내는 출판사에게 책 출간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해주는 조치를 취했다.


백원근 출판연구소 연구원은 "도서정가제가 시장경제에 어긋나며 소비자 보호에도 역행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서점이 없어지고, 양서를 출간하는 소형 출판사들의 여건이 더 어려워지면 결국 다양한 양서를 어디서든 만나볼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권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책이 가지고 있는 특성상 도서정가제가 시행될 때 저자와 출판사, 서점이 존립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를 통해 독자들은 좋은 책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