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가 지속적인 환율하락을 이유로 국내 판매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그간 명품 업체들은 환율이 오를 때는 일제히 가격을 올리면서도 반대의 경우에는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에르메스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최근 스카프, 넥타이, 신발, 의류 등 일부품목에 대해 소폭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조만간 핸드백도 가격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르메스는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 발효 시에도 가장 먼저 가격을 인하했다. 관세철폐를 이유로 첫 가격 인하를 단행해 타 명품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직한 회사'로 비친 바 있다.
이후 샤넬, 프라다 등이 그 뒤를 이어 가격 인하를 단행해 이번 에르메스의 환율하락으로 인한 가격조정 역시 타 브랜드에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에르메스코리아에 따르면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인하 등을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해 지난 16일부터 스카프, 실크타이 등 인기품목에 대해 1~3% 가격을 인하했다. 남성셔츠 등 일부 의류제품도 3~5% 인하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1만~3만원의 소폭이지만 환율을 반영해 스카프, 타이 등 에르메스 내 인기 소품을 중심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에르메스 관계자는 “이달 내에 핸드백 가격도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르메스의 이번 가격 인하는 최근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이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가격을 줄줄이 올린 것과 상반된 행보다.
상당수 브랜드는 가격과 관련해서는 본사 정책에 따른다면서 '노코멘트'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샤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가격조정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타 브랜드들은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줄줄이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는 지난 14일 일부 인기 핸드백을 4%, 지갑을 5~11% 각각 인상했다. 소호 토트백은 195만원에서 203만원으로 4% 인상됐다.
프라다도 지난달 가방과 지갑 등 대부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며 지난해 세 번이나 가격을 올렸다.
루이뷔통도 지난해 10월 가방과 지갑 등 가죽 제품 가격을 3% 인상했다. 2011년 2월과 6월에 이어 2년 동안 세 번이나 최대 15% 가격을 올렸다.
샤넬은 지난해 10월 향수 No.5 등 20개 상품을 평균 8% 인상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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