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가 가장 위협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의 위축으로 올해 이익이 정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공격적으로 생산대수를 늘리고 있는데다 한국시장에서도 가장 경계해야할 브랜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와 국산차 브랜드를 불문하고 아우디 브랜드가 가장 위협적인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기아차와 BMW는 내부적으로 아우디를 가장 경계해야할 브랜드로 꼽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에만 국내에서 1만512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6% 넘게 성장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산타페 출시행사에서 아우디가 출시하는 모델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데 이어 7월 열린 '고객 중심 프리미엄 서비스'설명회에서 같은 답변을 내놨다. 그는 "수입차 중에서 아우디가 제일 무섭다"며 "아우디의 디자인이 점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아우디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은 현대차만이 아니다. 수입차 업계 1위 BMW 역시 아우디의 성장세가 가장 두렵다며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차 라고 평가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벤츠는 BMW와 다른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가 어렵지만 아우디의 경우 BMW과 비슷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디자인 역시 위협적"이라며 "BMW코리아 내부는 물론 본사차원에서도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들 자동차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꼽는 아우디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이는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 리서치조사 전문기관 마케팅사이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우디는 외관 디자인을 보고 구입하는 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연령을 불문하고 디자인의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른바 '미래의 아이콘'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앞세워 화려함 보다는 단순하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차협회조사에 따르면 아우디는 수입차 상위 브랜드 중 제한적인 라인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연령대에 걸쳐 가장 고르게 판매되고 있는 브랜드다.
아우디 전시장 한 딜러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아우디만의 유선형 디자인과 세련된 이미지에 끌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나치게 튀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층이 30대부터 60대까지 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모델 라인업과 운전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옵션 역시 위협적이라는 평가다. 아우디 코리아의 경우 A4, A5, A6, A7, A8, Q3, Q5 등 현대차, BMW 대비 절대적인 판매모델 수는 적지만 사실상 주력 차급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세단의 경우 일반모델과 완전히 차별화한 고성능 S모델까지 갖추고 있어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약자 S는 'Sovereign performance'의 약자로 독보적인 성능을 갖춘 차량을 의미한다.
수입차 브랜드 한 고위 관계자는 "디자인처럼 라인업 역시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선택과 집중에 충실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다품종의 모델을 생산하는 도요타와 완전히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우디는 유럽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140만대, 내년 150만대 판매 목표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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