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보고싶다'가 종영했다. 박유천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짜 배우'의 옷을 입었다. 유승호는 성인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갖췄고 윤은혜 역시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박유천이 맡은 역할은 수연(윤은혜 분)을 향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정우. 때문에 그의 모든 감정은 수연과 얽혀있다. 이 과정에서 박유천은 정우가 갖게 된 감성들을 농밀하게 표현해 냈다.
그는 마음껏 울지도 못하는 남자 정우의 슬픔을 진지하게 표현했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중심을 잘 잡은 박유천의 연기는 호평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박유천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앞서 박유천은 '성균관 스캔들'과 '미스리플리', 그리고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사해 왔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 색다른 매력을 과시했다.
유승호 또한 '보고싶다'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2000년 7세의 나이로 데뷔한 유승호는 성인이 된 후 제대로 연기 변신을 꾀했고, 시청자들은 '남자'로 변한 그의 모습에 열광했다.
유승호는 극중 어린 시절 어른들의 욕심으로 엄마를 잃고 다리 한 쪽을 절게 되는 인물 강형준을 연기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고 기댈 수 있는 수연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타인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강형준의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로맨티스트였지만 잔인한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가진 강형준은 유승호와 어우러지며 독특한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윤은혜도 '보고싶다'의 수혜자다. 베이비복스 멤버에서 배우로 변신, 많은 작품을 거쳐 왔지만 그의 연기력에는 의문이 따라다녔던 것이 사실. 그는 '보고싶다'를 통해 세간의 평가를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완벽하게 바꿨다.
가슴 아픈 기억을 잊은 채 살아가는 수연. 그는 정우의 노력으로 다시 자신을 되찾게 된다. 윤은혜는 이러한 수연의 복잡한 감정선을 능숙하게 따라가며 시청자들의 안타깝게 만들었다.
마지막회에 이들의 연기력은 더욱 빛이 났다. 세 사람의 지독한 인연과 상처가 만들어내는 슬픔, 그리고 긴장감은 '보고싶다'를 장악했다. 이들의 눈물에 시청자들은 숨을 죽여야 했다.
정우(박유천 분)은 형준(유승호 분)에게 납치된 수연(윤은혜 분)을 찾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수연이 있는 장소를 향한 정우는 권총을 쥔 형준과 마주쳤다. 그는 형준의 손짓에 따라 수연과 마주 앉았다.
정우는 형준을 향해 "마지막이 겨우 이거냐. 수연이와 나의 상처를 끌어 내는게 마지막 목표였느냐"라고 소리쳤다. 형준은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연에게 "널 버리고 도망간 한정우를 용서하느냐, 사랑하느냐"라고 윽박질렀다.
수연의 머리 속에는 과거의 기억들이 다시 들어차기 시작했다. 끔찍했던 과거가 생생하게 돌아온 것. 수연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고통에 몸부림 쳐야했다. 결국 수연은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정우는 그런 수연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두고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형준에게 "손발이 묶이고 입이 틀어 막힌 채로 내가 본 것이 바로 수연이의 눈물이다. 그런데 니가 다시 수연이를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고 소리쳤다.
수연은 "너를 많이 좋아하지만 사랑은 이런 것"이라며 형준에게 다가가 총을 붙잡았다. 감정에 북받친 형준은 그를 뿌리쳤고 수연을 보호하기 위한 정우를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다.
총상을 입은 정우는 결국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그는 수연의 극진한 간호 덕분에 건강을 되찾았고 다시 경찰 업무에 복귀했다. 물론 정우의 곁에는 그의 사랑 수연이 함께하며 행복한 일상을 맛봤다.
한편 이날 막을 내린 '보고싶다'의 후속으로는 최강희와 주원, 황찬성, 엄태웅 등이 출연하는 '7급 공무원'(연출 김상협, 극본 천성일)이 방송된다.
이금준 기자 music@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