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2000 부담감'에 연초부터 기관이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관련주들에 대한 매수세는 서서히 강화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신정부 출범 이후 미뤄왔던 투자 계획을 정상화 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춘절을 4주 앞두고 관련주들에 대한 선취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국내증시에서 4650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914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코스피 시장에서 5564억원어치를 내놓은 데 따른 결과다. 기관이 코스피를 중심으로 '팔자' 행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새해 첫 거래일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로 지수가 1.7% 이상 급등하면서 2000선을 훌쩍 뛰어 넘어 펀드환매 및 차익실현 욕구가 재차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내놓은 종목은 연말 랠리로 수익률 폭이 상당했던 삼성전자로 총 2225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전기, 삼성SDI, 기아차, 현대위아 등 보유 비중이 큰 '전·차(전기전자·자동차)' 위주의 실현을 했다. 삼성전기(-560억원), 삼성SDI(-525억원) 등 IT주들이 기관의 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며 기아차(-1492억원), 현대위아(-655억원) 등 최근 환율 리스크로 우려가 큰 자동차주들도 매도 폭이 컸다.
그러나 보수적인 시장대응 와중에도 사들인 종목은 중국 관련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예상치를 상회한 수출입 지표 등이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을 키우면서 소재·산업재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기관이 596억원어치를 담으며 연초 이후 순매수 1위를 기록 중인 포스코(철강)를 비롯해 OCI(454억원)·한화케미칼(381억원)·호남석유(283억원, 화학) 등이 기관의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대한항공(373억원), 락앤락(286억원), 파라다이스(211억원), 하나투어(189억원) 등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중국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춘절 연휴를 앞두고 소비촉진 및 국내 관광객 증가에 따른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 측면에서 중국 춘절을 앞두고 출시될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 및 도시화와 중부를 중심으로 하는 부양책이 출시되면서 소재 산업 등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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