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구글 회장 일행이 최근 평양을 다녀오면서 북한 관리들이 한국의 차기 정부에 대해 적잖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선거 전 공약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지만 정상회담까지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년간 단절됐던 남북간 접촉은 차기 정부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시기다. 행정부 교체기인 다음달까지를 비롯해 박 당선인의 본격적인 대북정책을 이행하는 올 상반기까지 남북간 신경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메아리코너에 '좀 두고보자'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기사는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대결정책'이라고 규정하며 이 같은 정책을 지속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 봤다.
기사는 "(이명박 정부는) '압력을 가하면 북은 붕괴한다'는 어리석은 망상에 사로잡혀 모험적인 대결정책을 강행했다"면서 "그러나 강성국가건설에도 힘차게 나가며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북은 끄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박 당선인이 어떤 대북정책을 펼칠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만일 박근혜가 교만해지고 공약을 빈말로 돌린다면 남조선인민의 엄한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 "1972년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에 기초한 7.4공동성명에 조인한 건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 등의 표현을 썼다.
기사는 또 "2002년 박근혜는 김정일 장군과 만나 민족화해와 교류에 대해 얘기했다"며 "우리는 박근혜의 선거공약이 빈말인가 어떤가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곧 새로운 수장과 일할 관가 안팎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선인의 의중을 아직 세밀히 파악하지 못한데다 북한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에 따라 정책이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선신보가 전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표현은 북한 당국에 더 들어맞는 표현일 것"이라며 "현재 정세가 어떻다고 판단하긴 이른 만큼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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