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설 선물, 배보다 혼합·갈비보다 정육세트"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속되는 불황으로 올해 설 명절에도 알뜰형 소비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9일 롯데마트가 상품기획자(MD)를 대상으로 선물세트 준비동향을 살펴본 결과, 과일 선물세트 중 배는 작년 8~9월 태풍 피해로 낙과 피해를 많이 입어 작년 설보다 선물세트 가격이 20~3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과는 상대적으로 낙과 피해가 적고 크기가 큰 대과(大果) 비율이 높아 가격이 작년 설보다 1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성융 롯데마트 과일담당 MD(상품기획자)는 "일반적으로 명절에는 배가 사과보다 수요가 많은 데 배 가격은 상승하고, 사과 가격은 다소 하락해 배 선물세트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사과와 혼합된 혼합 과일세트를 찾는 방향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마트에서는 배 가격이 상승했던 작년 추석 때 사과ㆍ배 혼합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추석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롯데마트는 사과ㆍ배 혼합세트 준비물량을 작년 설보다 2배 가량 늘린 16만 세트를 준비했고, 사과 선물세트도 30% 가량 늘린 9만 세트를 준비했다.

특히, 3만원대의 실속형 혼합과일 선물세트인 '통큰 사과/배 선물세트' 준비 물량을 작년보다 2배 가량 늘려 6만 세트를 준비했다.

한우 선물세트는 갈비 선물세트의 경우 작년 설 명절에 판매가 많이 이루어졌고, 연중에도 냉장 갈비로 시중에 물량이 많이 공급돼 상대적으로 냉동갈비로 비축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원료육인 냉동갈비의 가격이 작년보다 15~20%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갈비 선물세트의 가격도 작년 설보다 5%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냉장 정육 세트는 작년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돼, 롯데마트는 갈비 선물세트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물량을 준비하고, 냉장 정육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30% 가량 늘린 4만 세트 가량을 준비했다.

김철호 롯데마트 한우담당 MD는 "이번 설 명절에는 매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가격대로 원하는 부위로 구성한 10만원대의 '냉장 맞춤 세트'와 10만원 이하의 가격대로 구성한 '통큰 전통한우 갈비세트' 등 저렴한 가격대의 한우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산 선물세트는 굴비 선물세트의 경우 비축 물량이 많아 올해 설 명절에는 작년 설보다 굴비 세트 가격이 10~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굴비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 설보다 30% 가량 늘린 4만 세트를 준비했다.

특히 알뜰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굴비세트 가격으로는 최저가인 3만원대 '참굴비 선물세트'를 1만 세트 한정으로 준비했다. 해당 상품은 사전 기획을 통해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포장박스, 띠지 등 불필요한 포장재를 제거해 원가를 최대한 낮춘 대표적인 실속 상품이다.

이밖에 통조림, 식용유 선물세트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와 샴푸, 비누 등 생활용품 선물세트는 다른 상품군보다 가격에 더욱 민감해 초저가의 실속상품 준비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롯데마트는 1만원 전후의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작년 설보다 2배 가량 늘렸고, 생활용품 선물세트 준비물량도 40% 가량 늘렸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작년 추석에도 경기 영향으로 가격이 저렴한 실속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다"며,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설 명절에도 이어져 상대적으로 중고가 선물세트에 속하는 신선식품 선물세트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실속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돼 해당 상품들의 물량을 대폭 늘려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