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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투자보장협정 재개정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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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론스타' 불씨될 조항들인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번 소송의 근거가 된 한국과 벨기에간 투자보장협정을 개정하는 일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벨기에 정부와 협정문 개정문제를 논의했으나 벨기에측은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최근 벨기에를 방문,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 재개정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벨기에 측은 한·벨기에 협정 개정안이 발효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다시 협정을 개정하는 걸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개정안이 발효된 지 2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다시 개정하는 데 대해 부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보장협정이란 양국 정부가 상대국 기업의 투자에 대해 일정 범위에서 보호해주는 조약으로, 한국과 벨기에는 지난 1976년 협정을 맺은 후 2005년 개정했다. 개정안은 이후 2011년 초 발효됐다.

30년 이상 큰 관심을 받지 않던 이 투자보장협정이 관심을 끈 건 최근 론스타가 이 협정을 근거로 한국정부를 제소했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지분매각을 막고 임의로 세금을 매기는 등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을 어겼다"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중재를 요청했다.


론스타는 미국계 법인이지만 외환은행 거래를 담당한 곳은 벨기에 자회사라 이 협정에 적용을 받는다. 이 협정은 론스타와 같이 페이퍼컴퍼니가 협정을 악용하는 걸 막는 장치가 없는 탓에 전문가들은 한·벨기에 협정을 포함해 여타 투자보장협정을 모조리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맺은 투자보장협정 24개 가운데 페이퍼컴퍼니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건 3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2009년 이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투자보장협정 표준안을 마련, 다양한 국가를 상대로 개정의사를 전하고 있지만 아직 실제 개정협상에 들어간 국가는 한곳도 없다.


한·벨기에 협정에 같이 묶인 룩셈부르크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곳인 탓에 페이퍼컴퍼니 보호배제 조항을 넣는 개정작업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조세회피국에 있는 외국투자자본 가운데 룩셈부르크는 2억4000만달러 규모로 70%를 넘는다. 실제 이번에 벨기에 측과 재개정 문제를 논의할 때도 벨기에는 룩셈부르크를 들어 협정을 고치는 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이번에 벨기에 측에 재개정 의사를 타진한 건 론스타 소송과 직접 관련은 없다. 문제가 된 당시의 협정문을 근거로 소송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벨기에를 비롯해 여타 국가와의 투자보장협정을 개정하는 일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페이퍼컴퍼니의 전횡을 막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혹시 있을 제2, 3의 론스타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기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맺은 투자보장협정이나 FTA 투자챕터를 일일이 비교해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따진 후 공공성을 보호하기 위한 예외조치를 면밀히 검토해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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