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시가 '개포 외국인학교 유치사업'을 전면 중단한다. 신규 외국인학교 두 곳이 시 차원에서 유치돼 최근 개교한데다, 기존 20곳 외국인학교에서도 학생정원을 증가시켜 여유정원만 지난해 말 현재 3000명 수준에 가깝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운영자 선정절차를 진행 중인 ‘개포 외국인학교 유치사업’ 추진을 중단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서울시가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외국인 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영어권 우수 외국인학교 3개교 유치'를 목표로 진행된 것이다. 지난 2010년 9월 서초구 반포동에 '덜위치칼리지 서울영국학교', 지난해 8월 마포구 상암동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학교' 등 두 곳은 이미 개교를 완료했다.
최동윤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현재 영어권 외국인학교는 2007년 대비 현저한 공급초과 상황으로 개포외국인학교 유치를 계속 추진하는 경우, 학생 유치 경쟁 및 기존학교 육성기회 상실, 과잉투자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외국인 학령층 인원의 급격한 감소로 불가피하게 중단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175명이었던 여유정원이 지난해 말 현재 24%(531명)이나 늘어 270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정원은 정원에서 현원을 뺀 수치다.
또 서울시내 등록외국인 통계를 보면 수요자인 외국인 학령층(5~19세)이 5년 전 1만1862명에서 지난해 9월 9942명으로 약 1920명(16%) 감소했고, 특히 영어권 학령층은 해당기간 6137명에서 1785명으로 약 71%가 급감했다. 반면 비영어권 학령층은 5725명에서 8157명로 늘었다.
서울시는 이처럼 영어권 학령층 수가 줄어든 이유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외국인 채용이 줄고, 외국인 주재원들이 가족을 동반하고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학교 내국인 입학인원도 지난 2009년부터 자격이 해외거주 5년에서 3년으로 완화되면서 2008년 648명에서 2009년 1050명으로 약 62% 급증 후, 현재까지는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최근 2년간 시가 유치한 두 곳의 외국인학교 개교로 강남권역에 대한 수요충족도 이루어졌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개포 외국인학교 유치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더불어 현재 서울시내 외국인학교 중 국제인증 및 국제표준화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우수학교가 최근 5개교 증가해 총 11개교로 우수학교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져 추가 설립은 불필요하다는 평이다.
한편 시는 이번 사업 재검토 과정에서 실시한 '외국인 학부모대상 자녀 교육환경에 대한 심층면접' 결과 외국인 학부모들은 명문대학에 많이 진학하는 학교를 좋은 학교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기존 외국인학교에 국내외 명문대 입학 지원 프로그램 도입을 원했으며, 현재 외국인학교 개수는 도시규모에 비해 적정하나 명문학교가 없어 학교별 맞춤형 개선방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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