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6년 자료보니
대우건설 인수 금호, 대표적 실패사례
동종업은 결합후 주가상승·순익증가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이후 그룹의 동반 부실을 초래하는 등 실패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M&A의 성패가 갈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아시아경제신문이 한국거래소에 자료를 요청해 입수한 최근 6년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M&A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동종 또는 유사제품을 생산하는 경쟁기업간의 수평결합 및 서로 다른 업종의 결합인 혼합결합 등 기업결합 형태에 따라 M&A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엇갈렸다. 2006∼2012년 M&A 기업 중 2012년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은 총 27개사로 이중 혼합결합이 19건(70.3%)을 차지했다.
주가와 순이익 면에서도 수평결합의 성적이 좋았다. 유형별 M&A 1년 후 주가 변동을 분석한 결과 수평결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3.4%로 M&A기업 전체 평균 주가 상승률 1.8%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혼합결합은 -17.5%로 M&A 기업 전체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2006∼2008년 M&A한 기업의 4년 후 순이익 변동을 분석한 결과 수평결합의 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29.1%로 M&A 기업 전체 결합 평균 순이익 변동률 -71.5%를 큰폭으로 웃돌았다. 혼합결합의 평균 순이익 하락률은 -235.4%나 됐다.
M&A 이후 실적 변동을 감안할 때 두산중공업의 대우종합기계 인수, 롯데칠성의 두산주류 인수 등을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6년 1조9000억원을 투자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 중공업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매출액은 M&A 전인 2004년 2조4555억원에서 M&A 이후인 2007년에는 4조895억원으로 66.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642억원에서 2987억원으로 81.9% 늘었다.
2009년 두산 주류사업의 부문을 인수한 롯데칠성은 음료 및 유통 등 기존 사업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류업에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M&A 전 대비 매출액은 27.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시장 점유율은 45.5% 늘었다.
반면 금호그룹과 대우건설, 웅진그룹과 극동건설, 대한전선과 남광토건 결합은 실패 사례로 볼 수 있다. 금호그룹에 피인수된 대우건설의 당기순이익은 M&A 전인 2005년 4383억원에서 인수 후인 2008년에는 2470억원으로 43.6% 줄었고 주가는 34% 하락했다. 웅진그룹의 경우 최근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알짜 자회사 매각에 나서는 등 M&A 이후 동반 부실을 초래한 대표적 케이스다. 대한전선이 인수한 남광토건의 경우 인수 1년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2010년 주가는 인수전인 2007년 대비 97.6% 급락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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