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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커피로 ‘꿈’을 만든 시간… “우린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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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메재단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오픈 3개월
‘행복’을 만드는 장애인 바리스타 4인의 이야기


빵과 커피로 ‘꿈’을 만든 시간… “우린 행복합니다” ▲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는 바리스타들. (왼쪽부터) 김현아, 한희정, 이혜윤, 김윤우 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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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귓가에 들려오는 캐럴과 은은한 커피향 사이로 4명 청년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모두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라고 적힌 앞치마와 모자를 하고 있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고 테이블을 정리하는 내내 입가엔 미소가 가득하다. 차창을 통과한 햇빛이 카페를 감싸는 가운데 ‘안녕하세요!’라고 건네는 인사에서 불편함의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를 통해 꿈과 희망을 키우는 바리스타들이 있다. 주인공은 김윤우(26·남), 한희정(20·여), 이혜윤(19·여), 김현아(18·여) 씨다. 이들은 지적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2005년 설립된 푸르메재단 소속 직원들로 모두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이다.

동시에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을 보유한 어엿한 직업인들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있어 커피를 만들고 사람들과 만나는 카페는 세상과 호흡하는 징검다리다. 이들 모두가 “일을 한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카페에 있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 위치한 푸르메재단 1층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날은 지난 9월 카페가 오픈한 이후 정확히 석 달째가 되는 날. 79.2㎡, 40석 규모의 카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은 누구보다 행복하고 자부심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주위를 거니는 발걸음은 경쾌했고 미소는 시종일관 밝았다.


올해 고3이 된 혜윤 씨는 “지난 3개월 커피를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말투는 다소 어눌했지만 그 안에 담긴 일에 대한 흥미와 열정만은 다부져 보였다. 혜윤 씨의 서울여자고등학교 1년 선배인 희정 씨는 “처음에는 손님들이 기호에 따라 요구하는 게 달라 어려웠다”면서도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한 때 애견 미용사를 꿈꿨다는 희정 씨는 막내 현아 씨로부터 “잔소리가 심하다”는 잔소리를 들을 정도로 카페 내에선 ‘군기반장’과 ‘시어머니’로 통한다.


빵과 커피로 ‘꿈’을 만든 시간… “우린 행복합니다” ▲ 서울 종로구 신교동 푸르메재단 1층 로비에 지난 9월 오픈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의 모습


카페는 지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해 푸르메재단이 SPC 그룹과 애덕의 집 소울 베이커리와 손잡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재단이 장소 제공과 운영을 애덕의 집과 SPC 그룹에서 각각 직업교육과 인테리어, 물품지원 등을 담당한다.


이들 4명이 카페 오픈에 앞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한 시간은 3개월 남짓, 내친김에 2급과 1급 자격증에도 도전하겠다는 게 이들이 밝힌 포부다.

지난 8월 직업교육에 들어간 이후 한솥밥을 먹기 시작한 이들 4인방은 어느덧 서로를 의지하고 보살피는 친구이자 오빠, 동생이 됐다. 가끔은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지만 그 역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털어 놓는다.


이들 중 맡형이자 여동생들 사이 청일점이기도 한 윤우 씨는 “동생들이 잘 따라와 주고 믿고 의지해 줘 고맙다”며 “동생들과 만난 지도 벌써 100일 정도가 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우 씨가 밝힌 소망은 자신의 이름으로 운영하는 카페의 점장의 되는 일이다. 그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과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안다”면서 “지금의 경험들을 발판 삼아 직접 운영하는 카페의 점장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점장인 배계현 씨에게도 이들은 보석 같은 존재다. 배 씨는 이들이 일반인들과 비교해 직업을 갖고, 일을 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평소에는 감정 조절에 노력해 줄 것을 주로 당부한다.


그는 “친구들이 그 날 날씨나 기분 등에 따라 감정에 기복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화와 면담 시간을 자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페에 와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걸 보고선 깜짝 놀랐다”며 “별 문제 없이 카페를 이끌어 나가는 걸 보면 대견스럽기도 하다”고 칭찬을 늘어놨다.


어느덧 이날 아침 개점을 맡았던 희정 씨와 혜윤 씨는 퇴근을 서두르고 있었다. 이들은 매일 두 명씩 조를 나눠 오전 8시 개점과 저녁 7시 마감을 담당한다.


둘은 내년 9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착공 예정인 푸르메 어린이재활병원 내에 카페 분점이 생길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병원을 건립하는 데 투입되는 자금은 약 400억원, 이를 위해 재단에선 카페 수익금 일부로 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하루 1만원 기부로 1년 365만원을 조성하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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