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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더學]왕관 벗고 갑옷 입은 광개토대왕, 허를 찔러 실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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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리더십 키워드 <22, 끝>
-강적 만나면 기습으로 제압한 전략가
-중화사상 벗어나 독자적 세계관 정립


[포커스리더學]왕관 벗고 갑옷 입은 광개토대왕, 허를 찔러 실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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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 18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라 22년간 고구려를 이끈 정복왕, 광개토대왕의 정식 명칭에는 당시 그에 대한 백성들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강상은 그의 장지(葬地)의 명칭이며 광개토경과 평안은 나라 안팎을 다스린 그의 업적을 뜻한다. 호태왕이라는 단어에는 그에 대한 백성들의 애정이 담겨있다는 평가다.

아들 장수왕 시절 세워진 비문의 1775자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그분의 은혜와 혜택은 하늘에 가득 찼고, 위엄과 무공은 온 세상을 가득 덮었다. 옳지 못한 자들을 없애고 백성들의 생업을 편안하게 하니, 나라는 부유하고 백성은 넉넉하며 오곡이 풍요하게 무르익었다."


광개토대왕은 '강한 국가'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그가 왕위에 올랐을 시절 고구려는 생존경쟁의 상황에 처해있었다. 북방민족과의 끊임없는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동북아시아의 최강국이 되는 것이 국가적 과제라 생각, 전쟁터로 나섰다. 수천년전 원조선을 국가모델로 삼고, 주몽을 그의 롤모델로 택했다.


평화로운 궁궐 내 생활 대신 말 안장에 앉아 전쟁터를 달리는 삶을 택한 그의 시대에, 고구려는 그야말로 최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391년에 즉위해 412년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는 대륙과 한반도의 중부 이북을 완전히 영역화하고, 황해 중부는 물론 동해 중부 및 남해 일부의 해상권을 장악했다.


광개토대왕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간 리더였다. 그는 독자적인 천하관을 갖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자국의 황제를 천자라 칭했고, 이 같은 중화사상이 타국에까지 미쳐있었다. 하지만 광개토대왕은 이 같은 중화사상 아래 편입되지 않고 천손의식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천하관을 갖고 있었다. 그가 '영락(永樂)'이라는 독자적 연호를 사용한 것은, 고구려 중심의 새로운 천하질서를 구축하고 주도권을 확립하려 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 같은 독자적 천하관은 고구려가 정복전쟁에 나서는 타당한 명분과 확신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또한 광개토대왕은 수많은 정복전쟁에서 타이밍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전략가였다. 그는 전쟁에 나섬에 있어 기존의 전술적 관행을 버렸다.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날리는 날, 허를 찌르는 기습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 예다. 사방이 절벽이며 바다로 둘러싸인 관미성 전투에서는 정예기병과 함께 전함을 통해 파상공격을 퍼부었다. 아울러 그는 정복전쟁을 멈추는 순간 적이 공격해온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기습 시에는 반드시 보복전을 펼쳐, 이를 경계했다. 눈앞의 적 뿐 아니라 멀리 있는 적까지도 내다본 행보였다.


그의 정복 활동은 크게 3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백제와 왜, 가야를 정벌하는 남방정벌과 후연, 거란을 정벌하는 서방정벌, 마지막으로 숙신과 동부여의 복속을 재확인 하는 동북방 정벌 등이다.


광개토대왕은 왕위에 오른 후 첫 전투의 상대를 백제로 택했다. 여기에는 백제 근초고왕 시절, 목숨을 잃은 그의 조부 고국원왕에 대한 아픔도 있었을 것이다.


광개토대왕은 즉위 다음해 7월 4만의 군대를 이끌고 백제의 북쪽을 공격해 10개의 성을 빼앗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요충지인 관미성을 공격, 20일만에 함락시킨다. 이들 전투를 통해 광개토대왕은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 해군을 양성하고 고구려를 해륙국가로 성장시키려 했다. 이후 고구려는 402년 후연의 숙군성을 공격해 대승을 거뒀고, 410년에는 동부여를 토벌해 64성과 1400개 촌락을 함락시켰다.


광개토대왕은 단지 땅을 넓히는 정복왕으로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뛰어난 정치가이자 사상가이기도 했다. 무예, 정치, 학문, 종교 등에 능했다.


그는 고구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사상 체계를 정비했다. 고구려 건국신화가 확실하게 정리된 시기가 바로 광개토대왕의 시절이다. 제사와 종묘 등 신앙체계도 이 때 정비됐다.


광개토대왕은 체제 정비에 있어 타국의 것들도 받아들이는 개방성을 갖고 있었다. 광개토대왕 시절, 고구려에는 다양한 관등과 관직이 신설됐고, 이 가운데는 중국에서 사용되던 관직명도 있었다. 고구려 고유의 것뿐 아니라 위, 아래 다양한 국가들의 문화가 조화돼 받아들여졌다.


군사조직의 경우, 각 부족이 관할하던 전사집단이 공적인 군사제도로 일원화돼 광개토대왕의 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바뀌었다. 또한 광개토대왕은 해륙국가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군양성에도 적극 나섰다. 조선 및 항해기술이 크게 발전한 시기기도 하다.


오늘날 광개토대왕에 대한 업적자료는 정복활동 등을 중심으로 다수 남아있으나, 그의 인간적 면모를 남은 기록은 거의 없다. 삼국사기 등에도 그에 대해 간략히 언급돼있을 뿐, 개인사에 대한 내용은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의 인간적 면모보다는 정복왕, 통치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불과 18살의 나이에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된 그는 이상향을 건설하기 위한 국가관을 갖고 있었고, 이를 위해 움직이는 추진력도 갖추고 있었다. 그의 개척정신과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그의 시대를 전성기로 남겼음은 물론이다.
(도움말: 현대경제연구원)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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