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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 당선인 인사, 대통합 정신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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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가 다행스러운 면과 우려스러운 면을 동시에 드러냈다. 박 당선인은 엊그제 조세연구원장을 지낸 경제전문가 유일호 의원을 비서실장에, 언론인 출신 윤창중씨를 수석대변인에 임명했다. 두 사람 다 친박ㆍ영남 출신이 아니고 당선인과 특별한 연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면에서는 다행이다. 그러나 윤씨를 선택한 것은 문제가 있다.


윤 수석대변인은 선거기간에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반대한민국 세력'으로, 문 후보 지지자들을 '국가전복 세력'으로 비난했다. 문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정운찬 전 총리와 김덕룡 전 의원 등을 '정치적 창녀'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런 인물이 기용되자 당장 민주통합당이 발끈하며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국민 대통합'을 내걸었던 박 당선인이 선거패배 후 좌절감을 삭이고 있는 야당을 분격시킬 만한 인사를 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인사가 나온 후 윤 수석대변인은 '나의 글이나 방송으로 상처를 입은 분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후적으로 사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지도 않는다. 수석대변인은 당선인의 대국민 소통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다. 그런 중요한 직책에 극우 편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앉아서는 대국민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기가 어렵다.


박 당선인은 '전문성'에 인사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말은 적절하지만, 첫 인사 방식을 보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박 당선인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깜짝인사를 한다는 평을 들어 왔다. 측근이나 참모와도 잘 의논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만으로 인사를 결행하는 스타일이라고도 한다. 그런 방식은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모로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사전검증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사전검증에서는 비리나 부정축재 여부만이 아니라 직책에 걸맞은 인품을 갖췄는지, 국민통합적 인물인지도 점검돼야 한다.

박 당선인은 앞으로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중요한 인사를 잇달아 해야 한다. 인사 후유증으로 국정운용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으려면 사전검증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인사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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