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동 일대에 이어 우이동 일대에서 고려 말~조선 초 가마터 발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해 8월 강북구 수유동 일대에서 고려 말~조선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가 발굴된데 이어 올해 우이동 일대에서 또 다시 가마터가 발견되며 강북구 지역에서 도자기 생산이 활발히 이루어졌음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강북구(구청장 박겸수)는 서울역사박물관이 올 9월부터 우이동 산 21-1, 21-2 일대에서 실시한 ‘우이동 청자요지 가마터 유적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 15세기 초로 추정되는 가마 1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 유적조사과 주관으로 실시된 이번 발굴에서는 도자기를 생산하는 가마 1기와 함께 불량 도자기를 버리는 폐기장 1기, 도자기 파편들이 대량으로 발굴됐다.
가마터 발굴 결과 가마 구조는 요전부 아궁이 소성실 연도부로 구성된 무계단식 단실요로 확인됐다.
가마 규모는 전체 길이 21.1m, 폭 1.4~2.2m, 경사도는 14°가량으로 밝혀졌다.
가마와 폐기장에서 출토된 유물인 발, 접시 등은 이번 발굴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수유동 청자요지에서 지난해 출토된 14세기 말에서 15세기 초의 유물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가마와 폐기장 이외에 가마가 폐기된 이후 만들어진 조선시대 공조판서를 역임한 이경옥(1718~1792년)과 부인 안동권씨가 합장된 회묘도 함께 발굴됐다.
북한산 일대에 가마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로 북한산에서 가마터들의 정확한 위치와 현황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였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03~2004년 서울특별시 문화유적 종합지표조사를 통해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를 조사한 결과 여말~선초 상감청자 가마터 8곳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후 2009년 강북구 가마터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를 통해 기와가마 1기를 포함, 20여기 가마터가 북한산 일대에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하고 지난해엔 수유동 3호 청자요지에 대한 발굴을 한 바 있다.
조치욱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강북구 수유동과 우이동 일대는 북한산 계곡과 우이천 등에서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도자기의 재료가 되는 점토, 도자기 굽기에 필요한 나무 등 도자기 생산에 필요한 필수요소가 잘 갖춰져 있어 이곳에 가마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발굴을 통해 고려 말~조선 초 무렵 이 지역에서 도자기 생산이 활발히 이뤄졌음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며 “ 가마터의 추가발굴을 위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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