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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오늘은 선생님들을 안아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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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크리스마스 이브,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州)의 한 마을 식당은 평소 성탄절 대목과는 전혀 다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식당의 주인은 건물 외벽에 식탁보를 매달았는데 그 안에는 "오늘은 선생님들을 안아줍시다(Hug a teacher today)" 글이 쓰여 있었다. 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식당안을 장식하는 데 쓰여야 할 빨간색 풍선들은 건물 밖에 걸려 있었다.


식당 주인은 이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겠다고 예약했다 참석하지 못하게 된 손님들을 위해 이런 글귀를 건물 외벽에 내걸었다고 말했다. 성탄절 파티를 위해 이 식당을 찾기로 되어있던 손님은 이 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이었다. 총기난사 사고로 20명의 어린아이와 6명의 성인이 무참히 살해당한 바로 그 뉴타운 샌디 훅 초등학교 교사들. 식당 주인은 아이들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그래서 목숨을 잃기까지 했던 교사들을 위해 "선생님들을 안아주자"고 한 것이다.

총기난사범이 지난 14일 샌디 훅 초등학교에 침입해 총격을 가했을 당시, 이 학교 교사들은 아이들을 총기 난사범이 찾기 어려운 벽장, 화장실 등에 숨기기 위해 내달렸다. 또 일부 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잃기도 했다. 교사들의 희생은 이기주의를 전혀 찾을 수 없는 이타적 행위 그 자체였다고 미국 언론들은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샌디 훅 초등학교 외에 다른 곳에서 벌어졌으면 다른 일들이 벌어졌을까? 대부분의 미국 교사들은 만일 자신의 교실에서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졌던 일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똑같이 행동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수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샌디 훅 초등학교 참사 후 지난주 미국의 많은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교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샌디 훅 초등학교의 비극을 통해 자신들이 선생님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받고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사의 인사 속에서, 학교 선생님들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됐다고 미국의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노클이 24일 전했다.


이 신문은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는 학교 교사들에 대해 불필요하고 지나치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들이 나왔는데, 이번 참사를 통해 학교 선생님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리치는 파울라 파스 교수는 "이번 참사를 통해 자신과 같은 학부모들은 선생님이 단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들을 해주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를 맞게 되면서 미국 정부는 재정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아래 학교 선생님들에게 제공되는 혜택들을 삭감하고 교사들을 해고했다. 교사들을 어깨를 짓눌렀던 건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는 부진한 미국 학생들의 학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의 성적에 기초해 선생님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성적 지상주의 풍조는 교사의 역할을 학생들에게 공부만을 가르치는 역할로 축소시켰다. 교사들의 처우도 열악하기만 했다. 물가를 반영했을 때 미국 교사들의 급여는 대략 20년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입 교사들은 먼저 선생님이 됐던 교사들보다 더욱 낮은 급여에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샌디 훅 초등학교 교사들이 몸소 입증한 것처럼 교사들은 자신의 역할을 공부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교사들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선이 변화했다고 말했던 한 플로리다의 초등학교 교사는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졌던 일이 또 다시 벌어진다면, 교사들은 다시금 자신들의 안전 대신 아이들을 안전을 위해 희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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