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 투표자의 27%가 18대 대선 투표일 일주일 전에 후보를 결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당선인 투표자의 16%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문 후보의 표심결집이 막판에 집중됐던 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안철수 전 교수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조금 더 많았다.
한국갤럽이 대선이 끝난 직후인 19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전국 유권자 103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오늘 투표한 후보"를 물은 결과, '박근혜' 47%, '문재인' 45%이고 '기타 후보' 1%, '모름·무응답'은 8%로 응답됐다. 실제 투표 결과는 박근혜 51.6%, 문재인 48.0%로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으며 사후조사의 무응답자를 배분했을 때의 지지도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
각 후보 투표자들에게 투표 이유를 물은 결과, 박근혜 후보 투표 이유로는(482명) '신뢰가 가서·약속을 잘 지킬 것 같아서'가 22%로 가장 많고 '공약·정책이 좋아서' 14%,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어서' 14% 순으로 응답돼 박근혜 후보의 신뢰와 원칙 이미지가 선택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 투표 이유는(462명) '정권 교체·심판'이 26%로 가장 많아 정권 심판론이 주요한 선택 요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후보 결정 시기를 물은 결과, 2~3개월 전 결정은 49%, 한 달 전 16%로 투표자 중 65%가 선거 한 달 전에 이미 투표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당일 5%, 2~3일 전 8%, 일주일 전 10%로 일주일 내 투표후보 결정은 모두 23%로 유권자 4명 중 한 명에 해당했다.
박근혜 투표자 중 76%가 한 달 전에 이미 투표 후보를 결정했고 선거 전 일주일 이내 결정자는 16%였다. 반면 문재인 투표자 중 한 달 전 결정자는 57%, 선거 전 일주일 이내 결정자는 27%로 문재인 후보로의 표심 결집이 막판에 집중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중 한국갤럽 데일리정치지표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도는 이전 수준인 46~47% 선을 유지한 반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는 41%에서 45%까지 상승했다.
투표 후보 결정 시 참고한 매체로는 'TV토론'이 54%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신문‥방송 보도' 23%, '인터넷' 18%의 순이었다. 역시 투표 후보별로 참고 매체에 차이가 있었다. 박근혜 후보 투표자는 '신문·방송 보도, 주위 사람。가족, 선거유세'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던 반면 문재인 후보 투표자는 'TV토론'과 '인터넷, SNS'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의 문제점에 대한 물은 결과 '네거티브'가 43%로 가장 많이 지적됐고 이외에 '언론의 불공정 보도' 8%, 'TV토론 미흡' 6%, '지역 감정 자극' 4% 등이 응답됐다.
올 대선에서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킨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찬성' 47%, '반대' 40%로 찬성이 더 많았다. '모름·의견없음'은 13%였다. 안 전 후보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 투표 후보별로 찬반이 엇갈려 문재인 투표자의 74%가 찬성한 반면 박근혜 투표자의 64%가 반대했다. 연령별로도 20대는 71%가 안 전 후보의 정치 활동을 찬성한 반면 50대는 54%가 반대해 의견이 달랐다.
한편, 국정원 직원 불법 선거운동 사건에 대한 경찰의 중간 발표에 대해서는 '신뢰한다'33%, '신뢰하지 않는다' 54%로 불신하는 국민이 더 많았다. 투표 후보별로 보면 문재인 투표자의 83%가 경찰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반면 박근혜 투표자의 55%가 경찰 발표를 '신뢰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40대 이하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0% 이상이었고 50대 이상에서는 '신뢰한다', '신뢰하지 않는다'로 의견이 갈렸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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