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치열하고 드라마틱한 선거가 끝났다. 역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첫 부녀 대통령의 탄생도 함께 이뤄졌다.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경제가 정책과 무관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새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다만 집권당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책변화는 점진적이고 느릴 것으로 보여 그 파장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은 내년 2월말이지만 당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넘겨받을 증시 환경은 당장 나쁘지 않다. 2000이 코 앞인데다 최근 흐름도 완만한 상승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IT 등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시장이 당분간 더 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공약인 지수 3000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지만 2000의 축포는 어려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이번 선거의 화두는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 민주화’였다. 박근혜 후보가 승리함으로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 이슈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소득 불균형 및 분배 문제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이행 노력은 지속되겠으나 ▲높은 강도의 개혁과 규제보다는 점진적이고 완화된 방향의 개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정유사들은 가격 인하 압박 완화 기대로 수혜가 기대되고, 풍력 및 신재생업체들도 수혜를 기대했다. MBC 민영화 이슈가 부각되면 SBS그룹에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스몰캡 중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업종내 기업들의 수혜도 기대했다. 대부분 업종은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었다.
◆김재홍 신영증권 애널리스트=예상대로 4분기 들어 KOSPI 상승 흐름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매크로 상황이 매우 안정돼 있다. 미국 경기모멘텀은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는 회복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글로벌 정책지원이 지속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연준은 '저금리 구조의 고착화'와 '경기안정=출구전략 시작'이라는 끈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아였던 중국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 다시 경기에 중점을 둔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정권을 교체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경제불황기에 정부가 자신들의 역할을 잘 숙지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미국 재정절벽도 그 연속선 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재정절벽이 실시되는 데드라인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두려움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공조를 더욱 압작하는 카드가 될 것이다.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이유다. 경기방어주보다 민감주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유리하다. IT섹터에 대한 투자환경은 가장 양호하다. 조금 긴 시각에서는 중국 관련 산업재, 금융부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미국 개인투자자와 펀드매니저 심리지표는 단기 고점수준에 근접했다. 심리지표가 저점부근에 근접해 있다면 단기지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현재는 이와 상반된 모습이다. 투자심리 지표는 과열양상을 벗어나 소강상태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ECRI 주간경기선행지수와 ICSC/UBS 주간소매판매가 상승세다. 미국 중심으로 진행되던 글로벌 경기모멘텀 개선이 최근에는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신용스프레드는 200bp수준으로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유럽 CDS 프리미엄도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 되기 이전 수준까지 하락했다. 따라서 주식비중 확대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증시는 성장률 개선에 위험수준이 하락,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 단기 조정 이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경기민감형 대형주(IT, 조선, 증권, 기계 등)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을 권한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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