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익률 5.95%…4년새 최저
강남 일대 월세 30만원 떨어져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현대산업개발이 이달 초에 분양한 '송파아이파크'. 1403실을 공급한 결과 8841명이 몰려들어 평균 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50~55㎡는 20실 분양에 250건이 접수돼 경쟁률이 12.5대 1에 달했다. 서울 강남 푸르지오시티(23.6대1), 경기 판교역SG리슈빌(22.3대1), 충남 세종시 2차 푸르지오시티(66대1)도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경기 침체로 아파트 매매는 뚝 끊겼지만 '수익형 부동산'으로 부각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수도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투자자가 몰려들었다. 일부 인기지역에는 청약 인파가 몰려 과열 양상마저 보였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오피스텔 공급에 나선 탓에 공급과잉 논란을 빚으며 임대수익률과 매매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국 5.95%, 서울 5.5%, 경기 5.99% 등으로 최근 4년내 최저 임대수익률을 나타냈다. 이같은 평가는 앞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도 비슷하게 내놨다. KB의 수요분석 보고서에서는 올해와 내년 입주 및 준공 예정인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14만가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같은 기간 잠재 수요층인 20~30대 연령층의 6만5000여 1~2인 가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연구소장은 "수요층이 겹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급증하면서 시장 전반에 공급 과잉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이런 탓에 계약률은 청약경쟁률과 달리 하락하는 추세다. 한 대형건설사가 분양한 오피스텔은 청약경쟁률이 수십대1에 달했으나 계약률은 50% 이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권이 아닌 오피스텔은 더욱 좋지 않다. 대표적인 곳은 광교 신도시다. 이곳에 공급된 오피스텔만 1만3000실에 달한다. 이는 광교신도시 전체 주상복합을 포함한 아파트 물량의 30%에 달하는 비중이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월세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강남 일대 전용 25~39㎡ 오피스텔 월세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10만원 선으로 거래됐지만 지금은 월 90만~100만원대로 떨어졌다.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플러스 전용 39㎡는 월세가 110만원에서 100만~105만원으로 떨어졌고 강남서희스타힐스 공급 25㎡도 30만원 내린 70만원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2009년부터 꾸준히 증가한 오피스텔 공급은 입주 예정 물량까지 감안하면 2014년까지 증가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과 이로 인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입지는 역세권 등 핵심지역이지만 분양가 수준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단순히 입지가 좋다고 해서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므로 투자수익을 고려한 세밀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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