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병희 기자]독일이 유럽중앙은행(ECB)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중심의 은행 단일 감독 체계 설립 문제와 관련해 절충안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SZ)은 12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가 ECB의 감독 대상에 시스템적으로 다른 은행들과 연결된 대형 은행 및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포함시키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안에 따르면 나머지 은행들은 현재와 같이 각국의 감독을 받게 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ECB가 감독을 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주만 해도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 사이에 이견이 있었지만, 연말로 정해진 협상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양국이 이견을 좁혔다. ECB의 감독범위를 두고서 프랑스 등 17개국은 6000여개에 달하는 은행 전부를 감독 대상으로 넣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독일 등은 대형은행 만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ECB에 은행들의 감독권한을 넘기는 문제는 은행동맹(Banking Union) 실현으로 가는 첫 관문으로 여겨졌던 터라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EU 순회 의장국인 키프로스의 절충안이 ECB 및 다른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받음에 따라 독일이 수용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을 통해 알려진 이 안에 따르면 ECB가 감독하게 될 은행은 자산이 300억유로(41조8956억원)을 초과하고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넘어서는 은행들의 경우 ECB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독일 언론들은 ECB가 감독하게 될 은행 숫자는 60~15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CB의 감독권 행사범위 문제에 대한 이견이 조율됐더라도 여전히 쟁점들은 남아 있다. EU 국가이면서 유로화를 이용하지 않는 영국, 스웨덴 등의 회원국이 은행 감독 정책결정권과 관련해 유로존 국가와 동일한 표결권을 요구하고 있어 ECB의 단일 감독 체계 수립까지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유럽 의회가 내년 유럽연합(EU) 예산안을 승인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의회는 올해보다 2.9% 늘어난 1328억달러의 예산안을 승인했다. 일부 유럽의회 의원들과 EU 집행위원회가 6.8% 증대를 원했지만 영국과 물가를 우려한 매파적 성향의 의원들 때문에 2.9%를 증액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유럽 의회는 내년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올해 예산도 60억유로 늘리기로 했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올해 예산은 1350억유로로 확대됐으며 추가 확대된 부분을 감안하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소폭 줄어드는 셈이다. 당초 올해 추가로 늘리는 예산도 집행위원회는 90억유로 증대를 원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 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2013년 예산안이 마련되면서 1조유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4년~2020년 장기 예산안 마련에도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말 EU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장기 예산안 마련에 대해 합의하지 못 했다. EU 정상들은 장기 예산안 합의를 위해 2월 초에 추가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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