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유로 바이백 목표에 다소 미달..자국 은행들에 추가 참여 요구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그리스가 2차로 국채 바이백(재매입) 참여 신청을 받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감시한이었던 지난 7일까지 그리스 국채 바이백 계획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투자자들의 그리스 국채 규모가 당초 그리스 정부가 목표로 했던 300억유로에 약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추가 바이백 신청을 받을 경우 목표 금액 달성은 확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은행들이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국채 바이백은 민간 투자자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그리스 정부가 다시 되사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그리스 정부가 할인된 가격에 그리스 국채를 재매입할 수 있도록 해 그리스의 채무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그리스 국채 바이백 계획에 참여 의사를 밝힌 채권단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그 규모가 260억~280억달러라고 전했다. 그리스 민영 방송 메가 TV는 외국인 투자가가 최소 150~160억유로, 그리스 은행들이 100~110억유로를 바이백을 위해 매각할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최소 20억유로에서 최대 50억유로가 부족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부족한 수십억 유로를 채우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이르면 10일 그리스 자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바이백 추가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은행들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 규모는 약 170억유로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까지 110억유로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면 여전히 60억유로 가량을 추가로 매각할 여력이 있는 것이다.
그리스 은행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유 국채의 3분의 2 정도만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은행 이사회는 필요하다면 그리스 국채 전량을 매각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은행 이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바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백으로 손해를 입은 은행 주주들이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이에 이사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초 채무를 탕감할 때에도 이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바이백은 오는 12일까지 완료돼야 이날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보류됐던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 집행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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