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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졸지에 골프장 15곳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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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침체로 매각 골머리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예금보험공사가 부실저축은행으로부터 넘겨받은 골프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보가 현재 보유하고 있거나 관리하고 있는 골프장 사업장은 전국적으로 모두 15개다. 예보는 국내 최대의 골프장 그룹인 셈이다.


문제는 예보가 관리하고 있는 골프장 사업장의 매각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데다 골프장의 수익성마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보로선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정욱호 예금보험공사 특수자산부장은 6일 "골프장 운영과 매각 등에 능통한 전문가 1명을 채용했다"면서 "회원들간 권리조정문제 등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법무법인과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채용한 전문가는 한국골프장경영협의회 출신 골프장 경영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또 전문 법무법인을 선정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예보가 관리 중인 국내 골프장 사업장은 총 15개다. 부산저축은행과 연관돼 있는 골프장사업장은 8개이며 한국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골프장은 3개다. 이밖에 제일ㆍ미래ㆍ솔로몬 저축은행 등에서 넘어온 골프장 사업장들도 예보가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영업 중인 골프장은 아름다운CC(미래), 안성Q(부산), 함양CC(제일), 웅포CC(제일) 등 4개이며 인허가만 받아놓은 사업장은 2개다. 나머지는 7곳은 부지만 존재한다.


평균 골프장 시가는(18홀ㆍ30만평 기준) 1000억원~1500억원 수준이고 부지는 400억원~450억원 정도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골프장 공급과잉과 골프회원권 가격하락 그리고 입회금 반환사태 등으로 골프장의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실 저축은행의 골프장 사업장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예보는 지난해 7월부터 골프장 매각을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다. 부산저축은행의 횡성CC는 2차례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2곳의 골프장사업장도 입찰 공고를 내기 위해 준비 중이나 매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지연되면서 골프장 회원권 소유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아름다운CC와 안성Q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름다운CC의 회원권 소유자는 총 407명이며 규모는 1022억원이다. 안성Q의 경우 회원권 소유자는 1500명에 달하며 규모는 770억원이다.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이들은 담보채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회원권 가격의 20%도 받지 못하게 된다. 만약 기업회생절차에 동의하지 않으면 파산절차가 진행되면서 아예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한다. 2000여명의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이다.


정 부장은 "저축은행들이 갖고 있던 골프장 사업장들에 매각이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정상입찰가보다 낮춰 팔면 업무상 배임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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