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리스 기업이라는 이유로 손해보기는 싫다.그래서 해외로 간다”
파예요거트와 코카콜라 헬레닉바틀링 등 그리스 기업들이 유럽 국채위기의 진앙 그리스를 떠나면서 하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그리스 기업들은 그리스에 있다는 이유로 위험기업으로 낙인찍혀 신용등급을 강등당하는 것을 우려해 그리스를 떠나 영국과 벨기에 독일 등지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1926년 설립된 파예가 룩셈부르크로 본사를 옮긴지 얼마되지 않아 코카콜라의 병입회사 중 세계 2위 규모이자 아테네 증권거래소 상장 최대 기업인 코카콜라 헬레닉이 본사를 스위스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생산시설은 그리스에 남겨두겠다고 했지만 이들 기업의 이전은 더 많은 기업의 탈주의 첫 징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WP는 투자와 세금,숙련 근로자들의 이동은 이미 부유한 국가들을 부양시키는 반면, 고전하는 국가의 힘이 뺀다면면서 독일과 스위스는 본국에서 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 있었을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국민들은 기업들이 애국심을 갖고 나라를 구하는 데 애써야 한다며 떠나는 기업들에게 하소연하지만 그리스의 우량기업들이 본사를 다른 곳으로 옮겨서 얻는 이득이 적지 않아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형국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를 확신하지 못하고 기업들은 철수하며,그래서 그리스를 구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입을 모은다.
우량 최대 기업들이 독일 등으로 떠나자 그리스 정치인들은 관광업과 농업에 매달렸지만 이웃한 터키는 더 값싼 관광지이며 불가리아는 더 값싼 농업노동력을 구할 수 있는 나라여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WP는 꼬집었다.
더욱이 그리스를 돕겠다는 유럽 각국들의 논쟁은 기업들이 미래계획을 세우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유럽 지도자들은 지난주 그리스에 57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그리스 경제안정화 방안은 미뤘고 그리스 부채 탕감에 대해서는 아예 말도 꺼내지도 않았다.
또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새로운 긴축조치는 연금과 공공부문 임금삭감과 해고 가능성으로 경제에 더욱 스트레스를 줄 것이며 그리스가 더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보이면 보일수록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더 매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그리스의 미래가 불확실하게 남아 있는 한 기업들은 계속해서 고전할 것이며 이는 다른 기업들이 파예와 코카콜라가 간 길을 따라서 그리스를 떠나게 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텅빈 가게들이 바이러스처럼 그리스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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