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회사 잘둔 CJ, 올 주가 49% 뛰었다
SK 코오롱인더 매일유업도 고성장·상장 기대감으로 강세
오성엘에스티 인프라웨어는 횡령·부채 등 악재로 하한가까지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송화정 기자]자식농사의 중요성이 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자회사 실적이 풍년인 기업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반면 흉작인 기업은 그 대가를 감내하며 속쓰린 표정을 짓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 11만4500원으로 장을 마친 CJ는 최근 4거래일 연속 강세 행진을 지속 중이며 연초 대비 49% 상승했다. CJ 주가 상승의 동력은 바로 자회사다.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 CJ푸드빌의 고성장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CJ올리브영은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이며 CJ푸드빌은 국내 외식시장의 점유율 1위다.
SK는 지난달 28일 장중 18만75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SK의 주가는 자회사인 SK E&S가 이끌었다. SK E&S는 SK가 94%의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 E&S의 성장이 SK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전력난 등으로 인해 SK E&S 발전부문에서 실적 개선에 의한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내년 1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듀폰과의 소송으로 올해 내내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코오롱인더가 최근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SKC코오롱PI의 상장 기대감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소송 관련 현금 확보를 위해 코오롱인더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C코오롱PI를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올해 내내 강세를 보였던 매일유업 역시 자회사인 제로투세븐의 덕을 톡톡히 봤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9월 상장예심청구서를 접수했으며 빠르면 연초에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자회사 때문에 된서리를 맞은 기업들도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오성엘에스티는 지난달 22일 3170원 하던 주가가 4일 장중 1455원까지 떨어졌다. 지분 34.1%를 보유한 자회사 한국실리콘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게 직격탄을 날렸다.
오성엘에스티는 올 2월 1만5000원대였던 주가가 불과 1주일전 3000원대까지 5분의 1 토막 난 상태였다. 급격한 조정에 주가는 청산가치를 밑돌았지만 자회사의 악재에 주가는 추가로 폭락을 했다. 4일 종가 1595원 기준 오성엘에스티의 주가는 청산가의 36%에 불과하다. 오성엘에스티는 한국실리콘에 475억원을 출자했다. 자기자본의 32.6% 규모다. 이 지분은 한국실리콘의 부채 3000억원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 있다. 최악의 경우, 자기자본의 3분의 1이 날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투매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소프트웨어업체 인프라웨어는 지난 9월 자회사 디오텍의 횡령 소식에 된서리를 맞았다. 자사의 모바일 오피스가 일본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다음날(9월6일) 디오텍 직원의 40억원대 횡령소식이 터져나오며 하한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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