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동지회, YS 뜻에 따라 박근혜 지지
한 회원, "YS의 박 후보 지지는 사기"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측근들인 상도동계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동지회'가 3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는 중 소동이 발생했다.
소동은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김봉조 민주동지회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나라발전을 위해서는 박 후보를 지지해야한다'고 했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문을 읽는 중에 벌어졌다.
자신을 민주동지회 회원이라고 소개한 이성권씨는 직접 손으로 쓴 A4용지를 뿌리면서 "누가 YS가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그랬냐. 이런 사기가 어딨냐"면서 "박근혜 지지는 민주동지회의 민주화 투쟁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소리쳤다.
이씨는 곧바로 행사장에 있던 다른 민주동지회 회원들에 의해 강제로 행사장 밖으로 쫓겨났다. 이씨는 다른 회원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당사 밖으로 쫓겨난 뒤에도 이씨는 당사를 노려보며 "완전히 저것은 사기극"이라면서 흥분한 목소리로 지지선언을 비난했다. 그는 "(지지선언은) 민주동지회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면서 "민주동지회의 뜻이나 생각을 모으지 않았고 회의도 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동지회의 지지선언을 '국민들에게 정치 불신과 혐오를 확산시켜 투표열기를 저하하고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이것은 공작정치이자 기만정치하려는 세력들이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저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 뒤에 국회의원 해먹고 호의호식하던 사람들"이라면서 "이제는 다시 반민주 세력과 야합해서 뭘 해먹으려는거냐"며 비난을 이어갔다.
또 그는 "김무성, 이재오 등 민주화 세력도 박근혜가 정권을 잡으면 토사구팽 될 것"이라면서 "모든 반(反)군사 반(反)독재, 독재 후계자의 딸인 박근혜를 반대하면 야권의 여러 가지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이번 선거에 임해달라"고도 했다.
민주동지회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지지선언을 했다는데 대해 그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는 이 나라 민주화에 대한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인데 다시 군사독재로 돌아간다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면서 "(이번 지지선언이 YS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직접 아들 현철씨의 보좌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 죽음을 불사했던 양반이 눈치보고 있으면 안된다"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동지회 앞에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들이 내가 민주동지회가 아니라고 할까봐 준비했다"면서 민주동지회로부터 받은 각종 알림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또 그는 자신이 1987년에 '민주화추진협의회의 노동국 노동부 차장'을 지냈다며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이름 옆에 민추협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지선언을 마친 뒤 이성춘 민주화추진협의회 부이사장은 당사 기자실을 찾아 "그분(이성권씨)은 민주산악회 회원도 민추협, 민주동지회 회원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부이사장은 "(이성권씨가 회원이 아니라는 것을) 전산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민주동지회 사무총장을 8년을 했고 현재 민추협 부이사장인데 그런 사람은 얼굴도 본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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