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戰' 중반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종일 기자]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2주차에 접어들면서 후보들은 각각 중대 승부처에 마주하고 있다.
후보들의 과제가 유권자들에게는 관전 포인트다. 당장 3일 오후부터 대선정국에 커다란 변곡점이 찍힐 수도 있다.
◆安의 '문재인 구상' 대선 분수령..朴은 보수대결집으로 대응태세 = 첫 번째 포인트는 이날 오후 3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울 공평동 캠프 해단식에서 밝힐 '문재인 지원구상'이다.
이는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지지율 구도를 뒤흔들 수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TNS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각각 한겨레신문ㆍSBS와 진행한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차범위 안팎의 차이로 유지되는 박 후보의 우위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도울 경우'라는 단서가 달리면 문 후보의 우위 내지는 오차범위내 초접전 양상으로 돌아선다.
여기에 맞서는 박 후보의 동력은 이른바 '보수대결집'이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박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가운데 친이(親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전날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보수진영 대선후보가 단독으로, 동시에 '범보수 지지결집'이라는 조건에서 대선을 치르는 건 1987년 이후 25년 만이다.
◆朴ㆍ文, TV토론에 역량 집결 = 4일 중앙선관위 주관 첫 TV토론은 선거 중반전 판세를 가를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TV 토론은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ㆍ무당파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토론 결과에 따라 부동층을 중심으로 3~5%포인트 가량 지지율이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ㆍ외교ㆍ안보ㆍ통일을 주제로 열리는 이날 TV토론에서 어느 후보가 좋은 평가를 받을지에 따라 상당수 표심이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박ㆍ문 후보는 3일 유세 일정을 잡기 않거나 최소화하며 TV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프레임 전쟁 = 박정희 대(對) 노무현과 이명박 대 노무현, 유신독재 불가론 대 참여정부 심판론.
대선 선거전이 초반을 지나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제2차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문 후보 측이 '이명박근혜'라는 조어로 정권심판 프레임을 박 후보에게 덧씌우려고 하자 박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잇따라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며 선을 그었다.
'우리가 집권하는 것 또한 정권교체'라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줌으로써 문 후보 측이 짠 프레임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동시에 '민생대통령론'으로 프레임을 옮겨가며 참여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北風, 누구에게로 불까? = 북한의 로켓 발사 발표로 북풍이 또 한 번 대선이슈가 되고 있다.
북풍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단정하기가 어렵다. 박 후보 측이 보수적 안보프레임을 구축하면 이슈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가하면, 여성인데다 군 경험이 없는 박 후보보다는 특전사 출신인 문 후보에게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란 해석도 있다.
1987년 대선(노태우 당선) 을 앞두고는 'KAL기 폭파사건'이, 1992년 대선(김영삼 당선)을 앞두고는 '이선실 간첩사건'이 초대형 이슈로 자리잡았었다.
2002년 대선(노무현 당선) 국면에서는 북한의 핵보유 선언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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