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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석방 합의→재납치'..풀려나기까지 1년 더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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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1일 풀려난 한국인 선원 4명은 당초 지난해 11월 풀려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싱가포르 선사와 해적간 협상이 타결돼 우리쪽 선원을 포함한 선원 전부와 선박을 돌려받기로 한 상태였다.


이후 해적들은 약속을 어겼다. 선박과 다른 선원은 돌려줬지만 한국인 선원 4명만 재납치해 소말리아 내륙으로 이동한 것이다. 피랍기간은 1년 이상 길어졌다. 해적이 이처럼 한국인만 다시 납치한 데 대해 분명한 이유를 밝히진 않고 있으나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해적들은 아덴만 작전에서 죽은 해적의 몸값과 당시 생포돼 한국에 있는 해적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같은 요구사항을 뺀 채 인질의 몸값을 더 받아내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11월 해적이 약속을 깨고 우리 선원만 다시 납치해간 적이 있는 탓에 싱가포르 선사가 해적간 신뢰가 깨져 협상이 더디게 진행됐다"며 "이후 통상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석방금을 요구하는 등 전반적으로 협상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적은 인질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선원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거나 한국 여론을 이용하기도 했다. 당국은 해적의 이 같은 움직임이 정부를 끌어들여 협상금액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해적과 협상하지 않는다, 석방금을 주지 않는다, (당사자인) 선사가 주도해 협상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으로 하고 있는 까닭에 움직이지 않았다. 인근 해상에 있는 우리 군 역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을 뿐 직접 사건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랍 530여일이 지난 10월에는 피해자 가족들이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납치사건 후 자신들이 나서는 게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적들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설득에 따라 좀처럼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선사가 주도하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사태가 장기국면으로 접어들자 피해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도움을 호소했다.


정부는 최근 해적에 의한 납치사건이 줄어들고 있지만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부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우리 선원이나 선박이 납치된 사건을 없지만 앞으로 모든 선박에 선원대비처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각종 안전장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밖에 위험지역 운행시 보안요원 탑승을 의무화하는 등 관계기관을 통해 계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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