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내년에도 원고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국가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투자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원화 절상 추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안 그래도 주요국 경기둔화로 수출이 부진해 고민이 큰 국내 기업들의 어깨도 더 무거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무제표상 외환손익과는 별개로 기업이 자체적으로 정한 적정 환율을 기준으로 외환손익을 계산해 환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3년 세계경제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세계 경제 및 환율 전망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무역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장과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정훈 휴머스(HUMUS) 대표가 연사로 나서 내년 세계경제 및 유럽 재정위기, 중국 비즈니스 환경, 외환시장 등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첫 연사로 나선 박 실장은 "내년 세계 경제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상저하고(上底下高) 추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로 유럽연합(EU)·중국·인도·브라질 등은 올해보다 다소 높은 성장을 보이겠지만 미국·러시아·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은 올해와 비슷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상반기 미국 재정절벽 위기 등 위험 요인에 따라 미국과 EU의 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할 수도 있다"며 "이 지역의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해 발표한 김 연구위원은 "유로존 경제는 최악의 위기는 모면하겠지만 재정긴축 지속과 제한적인 금융정책 등에 따라 상당기간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유로존 수입 수요 감소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내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 연구위원은 "내년 중국 경기둔화세가 진정될 것"이라며 "특히 최근 시진핑 지도부가 불균형 개선 및 산업 고도화를 위한 새로운 경제정책을 제시함에 따라 성장기조의 정착이 중요하다는 컨센서스(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망을 맡은 배 책임연구원은 "내년에도 원화 절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추세는 경상수지 흑자 지속 및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따른 투자자금 유입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사로 나선 이 대표는 최근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환리스크 관리에 대해 "적정 환율을 기준으로 한 외환손익을 별도로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재무제표에만 집중하는 국내 기업의 인식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급변하는 대외 경제여건 속에서 주요 수출 지역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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