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지난 2004년 사망한 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독살 의혹 규명을 위해 8년 만에 다시 발굴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27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 위치한 아라파트 전 수반의 장지에서 발굴 조사를 실시해 시신에서 표본을 채취했다. 프랑스·스위스·러시아 등에서 온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이 이 표본을 분석해 독살 여부를 분석할 계획이다.
사인 조사팀은 "표본 분석에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구체적 결과가 언제 나올 지는 알수 없다고 밝혔다. 또 아라파트가 독살된 것으로 증명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으로 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아라파트 전 수반은 지난 2004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입원한 지 한 달만에 병세가 악화돼 숨졌으며, 의료진이 밝힌 사인은 심장마비였으나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그가 이스라엘에 의해 독살당한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 7월 초 스위스 로잔대학의 한 연구진에 의해 고인의 옷에서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러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프랑스는 아라파트 전 수반의 미망인 수하 아라파트 여사 측의 요청으로 이번 조사에 착수했지만 이번 사인 규명 조사가 의혹을 완전히 풀 지는 미지수다. 또 아라파트의 시신에서 방사능 물질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이스라엘과 연관성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사망에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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