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남편의 대선 출마선언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반려된 적이 있는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결국 물러나게 됐다.
26일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사표를 냈다"며 "(지난 9월 사표를 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수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뜻을 받아들여 사직서를 수리하기로 했다. 퇴임식은 이날 오후 권익위 청사에서 진행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남편이 대선출마를 밝힌 상황에서 공직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사표를 냈지만 반려됐다. 이후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내부업무에 집중해 왔다. 남편인 강지원 변호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만류했지만 25일 강 변호사가 대선후보 등록까지 마치는 등 선거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다시 한번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9월에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게)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잘 하고 떠나라는 건데 지금 관계기관과 협의중에 있고 총리실에서도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시간이 걸려도 차근차근 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법원에서 했던 판결을 정리해야 하는데 아직 못했다"며 "로스쿨 강의를 수락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0년 대법관에서 물러난 이후 서강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당시 계약기간은 3년이었다.
남편과 같이 정치활동을 하거나 다른 공직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에 가봐도 별로 정치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공직도 그만했으면 좋겠다"면서 "(강 변호사가)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고 이렇게 변해야 한다고 자주 얘기를 하는데 나는 관심이 없어 별로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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