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인사 2주앞…타사 휴대폰·담배·불룩한 배 '3禁' 화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전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가 약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그룹 내부에서 돌고 있는 인사철 세가지 금기(3禁)사항이 화제다.
그룹 내부에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 대신 아예 오얏나무 근처도 가지 말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초긴장 상태다.
26일 삼성그룹과 주요 계열사에 따르면 계열사 임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금기사항을 격언으로 주고받고 있다. 사장단 인사는 12월 첫 주, 임원 인사는 둘째 주가 유력시된다.
승진철을 맞아 가장 금기시 되고 있는 사항은 타사 휴대폰 사용이다. 삼성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회사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애사심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된다. 애플과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서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리가 없다.
무선사업부 내부 개발자 중 업무를 위해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밖에 나갈 때마다 유심카드를 갈아 끼우거나 아예 스마트폰을 한대 더 개통해서 들고 다닐 정도다.
두 번째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흡연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시절부터 금연을 강조해왔다. 수원을 비롯한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장에서 금연이 일상화 돼 있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도 극히 일부 외부 공간서만 흡연 지역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금연을 중요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보다 업무집중력이 떨어지고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아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불룩 튀어나온 배도 금기대상이다. 그룹 주요 경영진들 중에는 비만인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로 삼성 내부에선 배나온 사람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룹 내부에선 높은 자리로 올라 갈수록 살이 빠진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임원들은 몸매 관리에 항상 신경을 쓴다.
배가 나온 사람을 게으르다고 평가하는 내부 분위기 때문이다. 아무리 업무가 바빠도 자기관리에 충실한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사내 분위기가 이 같은 풍조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당수 계열사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스포츠센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임원들이 많이 사용하다 보니 임직원들은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교대역, 역삼역 근처의 스포츠센터를 많이 찾는다. 같이 샤워라도 하다가 튀어나온 배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임직원들 사이에서 흔히 승진을 위한 금기사항이라고 불리는 것은 회사의 인사 기준과는 상관없지만 자기 관리라는 측면에선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평사원들과 달리 고도의 업무 강도와 정신력이 요구되는 임원 승진을 위해선 자기 스스로 건강을 챙기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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