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 모인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를 가다
-그린광학·아임삭 등 입주…산단공, 제품개발 자금지원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저희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의 제품력은 '구글 글래스' 이상이라고 자부합니다. 10년간 꾸준히 연구개발해온 결과 올해 CES와 IFA 등 해외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최근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이하 오창산단)에서 만난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는 "HMD 제품이 향후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도 선보일 생각이다.
HMD는 눈 앞의 가상스크린을 볼 수 있는 안경형 모니터 장치로, 현재 개발중인 구글 글래스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개인 동영상 재생장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글 뿐 아니라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도 잇달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린광학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선다. 매출액 130억원으로 글로벌 기업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그린광학은 광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조 대표는 "다른 기업들이 '돈 되는' 휴대폰용 카메라에 매달려 있을 때 렌즈 자체에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린광학이 위치한 오창산단은 2002년 완공된 이후 지금은 310여개의 ITㆍ과학기업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연간 수출액만 40억달러에 달한다. 충북권역 전체 산업단지의 약 31%에 달하는 규모다.
오창산단이 지역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데는 '한우물'만 파는 강소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그린광학 뿐 아니라 탄소소재부품 전문기업 에코프로, 씨모스(CMOS) 센서 패키지 등을 제조하는 옵토팩 등이 대표적인 회사로 꼽힌다.
'한국인에게 맞는 전동공구'를 표방하고 나선 아임삭도 빼놓을 수 없다. 아임삭은 국내 충전식 전동공구 시장에서 독일 보쉬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브랜드 때문에 외국 업체로 오해받기도하지만 이는 '한국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김대원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이름이다. 김 대표는 "한국과 아시아인들의 체형에 맞는 공구를 개발하고, 가격경쟁력도 20% 이상 높여 국내 시장에서 1위를 거머쥐겠다"며 "보쉬와의 대결이 승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임삭은 내달부터 10만원대 이하의 경제적인 전동공구를 선보이며 보쉬와 정면대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산단은 강소기업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기업지원사업을 통해 R&D 자금을 지원해주고 기술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산단공 충북지사 관계자는 "기술 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국내외 시장개척까지 전 과정에서 산단공이 자금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대기업에는 작은 돈이지만 중소기업들에게는 최소의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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