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23일 상대방을 향해 단일화와 대세론의 실패를 부각시키며 맞불을 놨다.
박근혜 후보 선대위 정옥임 대변인은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단일화 협상의 열정과 끈기에 감탄스러울 정도"라면서 "북한 정권이 그들의 벼랑끝 전술을 민망해 할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쇄신, 혁신은 단지 수단에 불과했고, 목표는 대권이었던 것"이라며 "더욱이 문-안 후보 토론 역시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둘이 합치면 골리앗이 될 수 있다는 계산에만 매몰되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지난 10년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그대로 판박이한 퇴행의 정치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한국인이 중시하는 덕목이 염치(廉恥인데 염치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국민을 부르짖거나 새 정치를 주창하는 몰염치는 더 이상 되풀이 않기를 바란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노무현 잔상으로 휘감은 문재인 후보도, 잡티투성이의 민낯도 모자라 아예 속살까지 드러낸 안철수 후보도, 그저 보기 민망한 정치인일 뿐이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측은 박 후보와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의 회동을 비판했다. 문 후보 선대위 허영일 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에 대해 "공화당과 민정당의 후신, 새누리당에게 처음으로 10년 야당 생활을 하게 한 장본인이 다시 친정으로 돌아오는 셈"이라며 "박 후보와 이 전 대표 모두 대통령 후보를 하면서 대표적인 '불통'의 아이콘으로 유명하다. 민주주의 리더십과는 거리가 먼 천상천하 유아독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허 부대변인은 탈당전력을 예로 들며 "박근혜 후보는 2002년 이회창 대세론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미래연합을 창당했었다"며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리고, 당시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에 일조했던 분이 박근혜 후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이기자, 이회창 전대표는 탈당하고 자유선진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다"며 "이회창 전 대표는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지원요청을 하러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허 부대변인은 이어 "두 분의 또 하나 공통점은 '대세론'의 주역들이라는 것"이라며 "이회창 전 대표는 두 번의 대선출마에서 처음 대세론으로 앞서가다가 두 번다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 또한 초반 '대세론'으로 앞장 서 나아갔지만, 이회창 전대표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회창 전 대표와 판박이 같은 정치행로를 걸어온 박근혜 후보가 대선 실패까지 답습할 것 같아 두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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