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선방에도 설정액 급감···일부 차익실현 탓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삼성전자가 연일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주로 편입한 펀드는 돈이 줄줄 새나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2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삼성그룹펀드 20개의 연초후 수익률은 6.64%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 2.64%보다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그룹주 펀드중에서도 인덱스 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상위를 대거 차지했다.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올해 수익률 9.23%로 가장 우수했고,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8.13%,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7.53%로 뒤를 이었다.
액티브 펀드 중에서는 'IBK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주식]A'이 연초후 수익률 7.89%로 가장 앞섰고,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A)'이 7.53%로 7%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처럼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에도 삼성그룹펀드는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로 선방하고 있지만 투자자 자금은 계속 이탈하고 있어 설정액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2조1089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모)' 펀드에서는 올해 226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설정액 1조5703억원 규모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모)'도 3894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삼성그룹펀드에서는 'IBK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주식]'만이 올해 164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유의미한 증가세를 나타냈을 뿐 대부분의 펀드가 설정액이 급감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105만80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 141만7000원까지 올라 상승률이 34%에 육박한 상황"이라며 "단일종목과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펀드 수익률이 기대치를 훨씬 못미치는 데다 일부 차익을 실현한 자금들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설정액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