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에스엠, 3분기 어닝쇼크..3000억 증발
두달만에 13위로 추락
SKB GS홈쇼핑 등 랭킹 상승
3·4분기 실적이 코스닥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를 다시 썼다. 일부 기업은 부진한 수익으로 내며 순위가 큰폭으로 하락했으며 호실적을 낸 기업들은 시총이 껑충 뛰어오르며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이같은 시총 순위 변화는 코스닥시장에서도 기업 평가잣대가 막연한 성장가능성에서 확인 가능한 실적으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달 초를 전후해 코스닥 시총 10위권 순위가 상당폭 뒤바뀌었다. 지난달 2일 시총 1조2460억원으로 6위에 올랐던 에스엠은 이달 21일 기준 순위가 13위로 뚝 떨어졌다. 시총도 9059억원으로 두 달도 안돼 30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3분기 실적이 시총 축소에 직격탄이 됐다. 에스엠은 실적 발표 전날에는 1조4135억원으로 4위에 올라 있었으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실적 발표 이후 사흘 연속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실적 부진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다음 역시 실적 부진으로 시총 순위가 밀렸다. 지난달 초 1조5214억원으로 3위였던 다음은 현재 1조1733억원으로 6위로 내려앉았다. 다음은 3분기 매출액 1094억6700만원, 영업이익 222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5% 감소해 부진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양호한 실적을 기반으로 8위에서 4위로 단숨에 4계단을 올라섰다. SK브로드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6.3% 폭증했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인공이 된 GS홈쇼핑은 22위에서 10위로 올라서며 10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GS홈쇼핑은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2415억원, 3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8%, 29.6% 증가했다. GS홈쇼핑은 코스닥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집계에서 영업이익은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순이익은 4위를 차지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S홈쇼핑은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개선 작업을 통해 이번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면서 “특히 핵심사업인 TV부문 외형 규모는 4404억원으로 홈쇼핑 3사 중 가장 선전했다”고 호평했다. 실적이 소폭 개선된 동서도 14위에서 7위로 올라서며 10위권에 재진입했다.
이같은 코스닥 시총 순위 변화는 시장이 기업을 평가하는 데 있어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미래보다는 현실의 수익성을 가장 중요하게 바라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에는 바이오 열풍이 불면서 바이오주들이 줄줄이 시총이 1조원을 넘어서며 대거 10위권에 진입했었고 올해는 엔터주가 바람을 일으키며 시총 상위권을 접수하는 등 그동안 주로 기대감에 의해 움직였으나 이제는 실적에 따라 순위가 재배치되고 있는 셈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