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여명의 사상자와 아이언돔의 위력만 과시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교전 8일째인 21일(현지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로써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번 합의에 따라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24시간 뒤 가자지구의 국경을 열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어린이 37명을 포함해 160여명이 숨졌으며 이스라엘에서는 5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은 지난 14일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 아메드 자바리를 암살한 것을 시작으로 가자지구의 1500여 곳을 폭격했고 가자의 무장조직들은 1500 여발의 로켓을 이스라엘로 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4일 ‘방어의 기둥’ 작전을 개시한 이래 915발의 로켓이 이스라엘을 강타했고 429발을 로케요격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이 요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 AFP통신은 휴전이 합의된 첫 시간에도 12발의 로켓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됐다고 보도해 양측간 충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지고 보면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서는 160여명의 희생을 대가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하마스의 파지르-5 로켓이 위력을 입증했을 뿐이다.아울러 이란이 하마스에 군사기술 지원을 하고 있음이 드러나 이스라엘이 근거없이 이란을 비난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라엘 목표 달성 못했다”=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메샬(Khaled Meshaal)은 이날 가자지구 휴전히 발효된 직후 이집트 카이로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은 “전략적 실패했으며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고 프랑스의 AFP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APTIF은 “8일 뒤에도 신은 가자의 백성들에게 손을 떼지 않았으며 그들은 저항의 여건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메샬은 휴전 중재자인 이집트에 감사를 표시하고 이집트는 이스라엘과의 분쟁에서 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메샬은 이란에 대해서도 마찬 가지 감사를 표시했지만 이스라엘에는 합의위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이스라엘이 범하면 우리도 범할 것”이라면서 “총은 우리 손에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하마스 값비싼 대가 치렀다”=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그동안의 교전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군사 지휘관들을 제거했으며 가자지구의 사령부 여러곳과 로켓 수 천 발을 파괴했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휴전이 무산될 경우 “더 강력한 작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역시 경고했다.였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이 군사적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군에 휴전을준수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고통스러운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무장그룹이 로켓과 박격포 공격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목표였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지하의 로켓 발사대 수백 개와 밀수 터널 140곳, 무기 제조ㆍ보관 시설 수십 곳을 파괴하는 등 하마스의 로켓 발사 능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의 무장그룹들이 이란에서 무기를 몰래 들여오는 것을 막고자 이스라엘과 미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란,“파지르-5로켓 공급않고 기술만 지원했다” 확인=이란 혁명수비대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장군은 이란이 가자지구 하마스에 ‘파지르-5’ 장거리 로켓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포함해서 군사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의 매체 RT가 21일(현지시간) 이란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파리 장군은 이날 준관영 ISNA통신에 “가자가 포위돼 있어 우리가 돕지 않을 수 없다. 파지르-5 미사일은 이란에서 선적된 것이 아니다. 그 기술은 이전됐고 미사일은 신속하게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하마스에 파지르-5 로켓을 공급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파지르-5 롯켓은 이스라엘이 지난 14일 방어의 기둥 작전을 개시한 이래 하마스가 상업수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공격하는 데 쓰였다.
파지르-5 로켓은 구경 333mm에 사거리 75km 탄도중량은 178kg이다.이날에도 2발의 파지르 로켓이 텔아비브 외곽을 때렸고 다른 두발은 로켓 요격시스템 ‘아이언돔’이 요격했다. 텔아비브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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