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6·25전쟁 참전용사인 워런 루드먼 전 미국 연방 상원의원(사진)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향년 82세로 별세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루드먼 전 의원의 오랜 친구인 밥 스티븐슨 대변인은 그가 “림프종 합병증으로 워싱턴DC 조지워싱턴병원에 입원 중이던 19일 밤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루드먼 전 상원의원은 1930년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유태인계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밸리포지군사학교와 시러큐즈대학교를 졸업한 뒤 1952년 미 육군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이후 1960년 보스턴대 법학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1970년에는 뉴햄프셔주 검찰총장으로 임명돼 6년간 일했다.
1979년에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며 첫 정계 도전에서 민주당의 존 더킨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중도주의 성향으로 당파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 인물이라는 평판을 받았으며, 1985년에는 상원 윤리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해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자동적으로 예산지출을 삭감하는 그램·루드먼·홀링스 법안을 내놓아 통과시켜 정부 재정 균형에 이바지해 유명해졌다. 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는 ‘이란 콘트라’ 사건(이란에 대한 무기밀수출 대금을 니카라과 반군에 지원)의 진상조사를 맡았다.
93년 의회를 떠난 뒤에는 민주당 소속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재무장관 자리를 제의받았으나 사양했고 대신 대통령 대외정보 자문위원회 부의장을 맡았다. 또 1996년 대선에서는 로스 페로 개혁당 후보에게 부통령 러닝메이트 제안을 받았고, 2004년 대통령 선거 때는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기도 했다. 9·11테러 발생 6개월 전에는 미 본토에 대한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국토안보부의 창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추도 성명을 통해 “훌륭한 참전용사이자 공직자를 잃었다”면서 “오늘날 재정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양당 지도자들이 루드먼이 보인 초당적 모범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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