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오르고, 安 내리고…朴 단일화 대응카드 고심
역대 대선서 후보등록 직전 일주일 여론변화가 '승부처'
벌써 文 오르고, 安 내리고…朴 단일화 대응카드 고심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8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대선주자 지지율의 '작은 변화'가 포착됐다. 역대 대선에서도 이 기간의 여론 변화가 승패를 갈랐다. 이 때 형성된 여론이 투표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일주일 동안 어떤 흐름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상승세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하향세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종합편성채널 jTBC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공동으로 17일부터 이틀간 조사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문재인 양자구도에서 문 후보는 47.3%로 박 후보(45.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틀 전 같은 기관 조사에서 5%포인트의 격차를 보이며 뒤지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안 후보는 박 후보와의 지지율에서 큰 하향세를 보였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44.9%로 박 후보(49.0%)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불과 열흘 전 같은 기관 여론조사에서 10.6%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던 박 후보에게 추월당한 것이다.
문 후보의 상승세와 안 후보의 하향세는 다자구도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다자구도 지지율은 박 후보 44.7%, 문 후보 28.3%, 안 후보 21.5%였다. 단일화가 중단되기 직전인 13일~14일 같은 기관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가 0.4%포인트 격차를 보였던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야권 단일화 선호도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문재인 후보는 44.6%의 지지율로 36.1%의 안철수 후보를 8.5%포인트 앞섰다. 다만 새누리당 박 후보 지지층을 제외한 조사에서 문 후보 48.4%, 안 후보 43.1%의 지지율을 보여 격차가 줄었다.(이상 조사 전국 성인 15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5%p, 유·무선 ARS 자동응답 방식)
지지율의 변화는 단일화 변수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시작된 직후 조금씩 변화를 보이던 유력 주자 3인의 지지율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특히 단일화 중단선언은 안 후보에게 자충수로 돌아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역대 대선의 경우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졌다. 올해 대선과 가장 유사한 구도로 펼쳐진 2002년 대선에서도 투표일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여론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당시 대세론을 형성하며 고공행진하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통합21 후보의 단일화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 시점에 형성된 여론은 투표일까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 주 동안 대선 승리의 바로미터가 될 후보등록 직후의 여론조사에서 승리하기 위한 각 후보의 각축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단일화에 맞서기 위한 박 후보의 승부수가 무엇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권의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의 지지율 변화는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후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차단하고 대세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한국미래연합과의 합당, 김윤환 전 의원 등의 영입 등을 카드로 꺼내들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신한국당은 민주당과 합당해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꿨지만 판세를 뒤엎지는 못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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