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출산 장면을 담은 그림이 전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평화박물관은 유신 40주년을 맞아 기획한 '유신의 초상'에 홍성담 민중미술가의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라는 제목의 유화를 전시했다.
이 그림에는 박 후보가 환자복을 입고 수술대 위에 반쯤 누워서 갓 낳은 아기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다. 갓 태어난 아기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또 수술대 바닥에는 수첩이 떨어져 있으며, 맨 왼쪽에 서 있는 의사는 긴장된 표정으로 아기를 향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또 오른쪽 끝에 있는 의사는 손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이 그림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돼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독재를 풍자한 예술 작품일 뿐'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의견과 '한 인간의 인성을 망가트리고 한 여성에게 치욕적인 모욕감을 주는 추악하고 상스러운 짓'이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홍씨는 18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출산설에서 착안한 그림이다. 박 후보의 처녀성, 몰지각한 여성의 가면을 벗겨내고 싶었다."고 말해 의도적으로 박 후보를 겨냥한 그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씨는 "하위법인 공직선거법 위에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서 "만약 나를 공직선거법으로 고소고발하면 마지막가지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성에게 가장 숭고한 순간인 출산까지 비하하면서 박 후보를 폄하한 그림을 내건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안 대변인은 "(홍씨가) '혹시 공직선거법으로 고소하거나 고발한다 해도 마지막까지 헌법소원까지 제기해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선거를 위해서 개인의 표현의 자류를 박탈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가늠해 보려고 한다'고 언론에 말한 것으로 비춰볼 때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는 의도가 아닌 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안 대변인은 "정치선동의 수단으로서, 특히 선거를 앞두고 특정후보를 폄하하기 위해 예술이 동원된다면 이러한 예술은 예술이 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예술은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