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CEO단상]공든 탑 무너뜨리지 않는 사회

시계아이콘01분 42초 소요

[CEO단상]공든 탑 무너뜨리지 않는 사회
AD

지난 여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전시회에 다녀왔다. 모처럼 세계적인 화가의 명작을 직접 볼 수 있는, 눈이 호강하는 시간이었다. 주요 작품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는 오디오 기기를 빌려 해설을 들으며 작품을 바라보았다. 그전에는 눈에 익숙한 작품만 유심히 보고 나머지는 건성으로 넘겼는데, 해설 오디오를 들으면서 작품을 보니 관람의 재미가 쏠쏠했다.


그때 마침 전시회를 보러 온 귀빈을 안내하며 작품을 설명하는 큐레이터를 목격했다. 그들 일행을 뒤따라가며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니 조금 전 오디오로 듣던 때와는 사뭇 다른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그림 전문가 큐레이터의 도움은 역시 작품 감상의 격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서울 대학로 화랑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서예가들의 작품을 관람하다 그 전시회에 작품을 내어 놓은 어느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게 되었다. 그전에 작품 속 글과 그림을 보면서 나름대로 느낀 점과 작가의 설명을 듣고 얻은 시각이 오버랩되면서 매우 인상적인 작품 감상 기회를 가졌다. 이처럼 예술작품 감상에 있어서 전문가의 조언과 의견은 관람객의 식견을 넓혀줌과 동시에 그전과 다른 느낌을 갖도록 한다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경험이 아니리라.


그 큐레이터나 서예가처럼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양성되지 않는다. 어느 분야든 전문가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 정보를 접하고 자질을 쌓고 지혜를 키운 끝에 탄생한다. 전문가는 인내와 끈기로 특정 분야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부터 보통 사람과 다르다. 더욱이 연마와 훈련을 통해 키운 지혜는 일반인과 상당한 수준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의 노력과 능력을 인정하고 때론 배우고 싶고 존경하게 된다. 공들여 쌓은 탑의 결과에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해결사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요즘처럼 기업의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거나 주변 여건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전문가에게 거는 기대 또한 커진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문제들은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꿰뚫어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과 미래를 조망하는 능력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런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을 하는 기업의 경쟁력이자 생존력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기업이 빼어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때로는 어렵게 양성하고 확보한 전문가 그룹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문제에 직면해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흔히 어떤 제품이나 제품의 포장용기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될 경우 우리 사회는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발견된 유해물질이나 발암물질이 법이 정한 관리 기준치 이하이거나 자연 상태에서도 노출되는 정도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그러다가 한참 지나 법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치르고 해당 전문가도 상처를 입은 뒤이다.


과학적인 기준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몰아붙이며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는 사건을 목격할 때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전문가의 의견과 지혜가 감성적인 잣대와 기준으로 집단 이지메를 당하는 사회에선 역량 있는 전문가 그룹이 양성되기도, 제 역할을 하기도 어렵다.


물론 전문가들도 주변으로부터 신뢰와 대우 받기를 바라는 마음 이상으로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자문하고 자성해야 한다. 공들여 쌓은 탑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사회와 기업, 전문가 그룹이 함께 힘을 합쳐야 사회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손헌수 ㈜정·식품 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306:55
    "한류 지금 르네상스…각국 인허가 뒷받침 필요"⑫
    "한류 지금 르네상스…각국 인허가 뒷받침 필요"⑫

    지난해 11월 말 주베트남한국문화원 주최로 베트남 하노이 OE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한국게임주간'.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게임산업과 문화를 교류하기 위해 3년째 진행하는 이 행사에는 5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흘간 열린 행사 중에는 양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크로스파이어 등 e스포츠 대회 세 종목의 예선과 결선도 있었다. 이 자리에 한국 e스포츠팀 DRX 소

  • 26.01.2214:58
    베트남 '하노이 핫플' 韓 쇼핑몰 그대로 옮겨놨네
    베트남 '하노이 핫플' 韓 쇼핑몰 그대로 옮겨놨네

    ⑩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마주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출입문 앞 광장의 분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빅뱅의 '하루하루' 등 K팝 리듬에 맞춰 조명과 물줄기가 시시각각 변했다. 한껏 멋을 낸 20대 여성들과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분수대와 쇼핑몰을 배경으로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내부는 화이트톤 인테리어부터 떡볶이 무한리필 뷔페 '두끼'와

  • 26.01.2209:09
    "어라, 여기가 한국인 줄"…떡볶이 무한리필에 뷰티숍까지 '하노이 핫플' ⑩
    "어라, 여기가 한국인 줄"…떡볶이 무한리필에 뷰티숍까지 '하노이 핫플' ⑩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마주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출입문 앞 광장의 분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빅뱅의 '하루하루' 등 K팝 리듬에 맞춰 조명과 물줄기가 시시각각 변했다. 한껏 멋을 낸 20대 여성들과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분수대와 쇼핑몰을 배경으로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내부는 화이트톤 인테리어부터 떡볶이 무한리필 뷔페 '두끼'와 중식당 '연경',

  • 26.01.2207:11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⑨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⑨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바라볼 수 있는 롯데리아 락롱콴점. 4만6000동(약 2500원)짜리 치킨볼 라이스를 주문하자 10조각 남짓한 팝콘 치킨에 안남미로 지은 밥 한덩이와 달걀 프라이, 토마토와 양배추샐러드 등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겉면에 윤이 나는 소스를 바른 팝콘 치킨을 한 입 베어 물자 강렬한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이우주 베트남 롯데리아 운영팀장은 "퀵서비스 레스토랑(QSR)에서 버

  • 26.01.2115:53
    '뷔 얼굴' 하나로 국적이 바뀌었다…한국어만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려
    '뷔 얼굴' 하나로 국적이 바뀌었다…한국어만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려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 26.01.2611:31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 26.01.2211:15
    이언주 "이혜훈 '청약 문제' 있을 수 없는 일,여론 매우 안 좋아"
    이언주 "이혜훈 '청약 문제' 있을 수 없는 일,여론 매우 안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1월 21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수석최고위원, 미래경제 성장전략위원장도 맡고 있죠? 바쁘실 텐데 나와주

  • 26.01.2116:08
    장충단공원 이준 열사 동상과 오세훈 시장의 특별한 관계③[시사쇼]
    장충단공원 이준 열사 동상과 오세훈 시장의 특별한 관계③[시사쇼]

    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성동구청장) ②장미경(박홍근 의원) ③송현옥(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도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